[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이종걸 더민주 원내대표가 각각 15일과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했다. 각 당의 대표자격으로 남북 대치 국면과 총선 정국에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원 원내대표는 ‘핵무장론’을 내세웠고, 이 원내대표는 ‘경제정의’에 중점을 뒀다. 그동안 국회에서 되풀이됐던 양당의원칙과 입장을 종합한 내용들이 연설의 주를 이뤘지만, 향후 정국과 총선에서 양당의 행보와 관련 주목할 대목도 적지 않았다.

일단 원 원내대표는 여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국회 본회의 공식 연설에서 ‘핵무장론’을 제안했다. 이 원내대표는 미국대선 주자 버니 샌더스까지 언급하며 진보 성향이 짙은 경제정책을 강조했다. 여당으로선 북핵 이슈를 계기로 ‘오른편’의 볼륨을 높였다. ‘보수강경’의 목소리를 키운 것이다. 야당인 더민주로선 ‘왼발’에 더 무게를 뒀다. 경제 이슈를 전면화하며 무게중심을 ‘왼편’으로 옮겼다.

양당 모두 총선을 앞두고 중도 이념의 유권자층에서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며 정책의 이념적 보폭을 한껏 넓히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보다 더 확실한 ‘프레임’을 제시한 것이다.

원 원내대표의 연설은 ▲‘평화의 핵ㆍ미사일’ 보유 ▲경제ㆍ노동개혁 및 입법 ▲누리과정 해결▲국회선진화법 개정 등의 내용으로 이뤄졌다. 그중에서도 대북 도발 규탄 및 자위적 차원의 핵 보유 제안이 핵심이었다. 반면 이 원내대표의 연설은 박근혜 정부의 대북ㆍ외교 정책과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가장 중심에 놓인 것은 양극화ㆍ불평등ㆍ부정의 등 한국 자본주의를 강도높게 비판하고 대안으로서 ‘더불어성장론’을 제시한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서민들이 내지르는 온갖 비명’ ‘사랑을 포기하는 청년의 눈물’ ‘살인적인 노동시간’ 등을 박근혜 정부의 실정 결과로 성토했다. “반칙과 특권, 차별에 터잡은 불공정한 경제 구조” “극소수 재벌과 특권층에 집중된 성장의 과실” “편법적ㆍ약탈적 ‘지대 추구 행위’에 의해 쌓아올려진 불평등하고 부정의한 재벌들만의 성” 등 한국 자본주의를 규정하는 단어의 수위도 높았다. 진보 진영의 ‘언어’로 야당의 선명성을 부각시켰다.

이 원내대표는 대안으로 ‘2020년까지 최저시급 1만원 및 최저임금 하한선 전체 노동자 평균 50% 법제화’ ‘기업법인세율 25%까지 단계적 인상’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을 통한 임금격차 해소’ 등을 내세웠다.

이 원내대표는 양극화에 관한 각종 통계를 제시하며 “전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와 약탈적 시장 경제가 초래한 1대 99의 양극단 질서에 지친 약자들의 저항이 거세지고 있다”고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미국 대선주자 버니 샌더스의 예까지 들었다.

이 원내대표의 이날 연설은 정부와 여당의 대북강경노선이 주도하는 정국에서 경제 이슈로의 전환을 꾀하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대북ㆍ안보 이슈를 전면화하고, 더민주는 경제민주화 이슈를 내세울 것으로도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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