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또다시 일본이 과거사 망언을 내놨다. 북한 위협을 두고 한미일 동맹을 강화하려는 흐름에서다. 일본의 왜곡된 과거사 대응이 한미일 동맹에 걸림돌이란 점을 재차 확인시켜주는 결과다. 일본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박근혜 정부도 난감한 위치에 놓였다.
1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 대표단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16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심의에서 “정부가 발견한 자료에는 군(軍)이나 관헌(官憲)에 (군 위안부) 강제연행을 확인할 것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위안부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는 행보다. 일본 정부 대표단 측은 한일 정부 간에 군 위안부 문제에서 최종적인 해결에 합의했다는 점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정부 차원에서 합의를 했으니 더는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의미다.
최근 북한 핵실험 이후 우리 정부는 한미일 동맹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최근 국회 연설에서 “미국과의 공조는 물론, 한미일 3국간 ‘협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일본의 과거사 태도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일본의 주장과 관련, “(한일) 위안부 합의의 정신과 취지를 훼손시킬 수 있는 언행을 삼가라”고 촉구했다.
거듭된 경고에도 일본의 과거사 망언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위안부 합의 이후에도 일본은 강제연행 증거가 없다는 주장을 이어가는 등 위안부 문제 강제성을 부인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의 우경화는 한미일 동맹의 주요한 변수다. 북 핵실험 이후 표면적으로 드러난 구도는 ‘한미일 vs 북중러’ 구도다. 신(新)냉전 체제라고도 불린다. 북한 제재를 둘러싼 온도 차를 놓고도 양분된 흐름이다.
한미일 관계는 표면적으론 굳건해 보이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한일 관계의 특수성이 도사린다. 당장 지난해만 해도 그렇다. 당시 주요 외교 현안은 미일 동맹 강화, 그리고 한국의 고립이었다.
당시 미국의 역할은 애매했다. 셔먼 미국 차관이 ”민족감정은 악용될 수 있고 정치지도자가 과거의 적을 비난함으로 ‘값싼 박수’를 얻는 건 어렵지 않다”고 발언해 거센 파문을 일으킨 게 불과 1년 전이다. 실제 발언 의도를 떠나 이 말 한마디로 한미 관계는 혹독한 시험대에 올랐다. 과거사는 미국 입장에선 한미일 동맹을 흔드는 걸림돌에 불과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 과거사 문제는 한미일 동맹보다 우선할 수 있는 민족 감정의 과제다.
한미 관계가 미일 관계보다 ‘헐겁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지만, 한미 관계가 미일 관계보다 ‘공고하다’는 증거도 없다. 오히려 지난해 한일 과거사가 불거졌을 때 일본의 편에 선다는 ‘오해’를 샀던 미국이다.
이번 일본 대표단의 발언을 비롯, 한일 과거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미일 동맹의 신밀월관계에 따라,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1년 만에 상황은 정반대가 됐다. 역으로 그만큼 한일 관계에 따라 한미일 동맹은 언제든 위태로울 수 있다는 반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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