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 땐 “법령ㆍ판례 수천만건 검색” 홍보 -문 닫을 땐 ‘스리슬쩍’…“접속률 낮아서”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법무부가 수십억 원을 들여 개발한 지능형 입법지원시스템 ‘아이로(i-Law)’ 사이트를 소리 소문 없이 폐쇄했다. 혈세를 투입해 만든 시스템을 이용률이 낮다는 이유로 문 닫아버린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4일 현재 아이로(ilaw.go.kr)는 접속이 되지 않는다. 구글 앱스토어에 있던 어플리케이션 ‘법무부 아이로’ 역시 검색되지 않는다.

아이로는 똑똑한 법이란 뜻의 영어 ‘인텔리전트 로’(intelligent law)의 줄임말이다. 민사와 상사 법제를 세계적 수준으로 향상시키고자 국내외 법제 연구 및 조사를 지원하고자 만들어졌다.

2006년 민ㆍ상사 입법지원시스템 구축 계획으로 처음 윤곽을 드러낸 후 2008년 실험모델을 개발하고 2011년 7월부터 대국민 서비스를 시작했다. 법무부가 주관하고 국가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5개 중소기업이 협력했다.

법무부는 서비스 시작 당시 “독자적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해 아이로 개발 관련 특허 5건을 출원하고 5건을 등록했다”며 “국내 법령 10만7344건, 독일 법령 6331건, 영국 법령 2만825건, 프랑스 법령 44만383건, 국내 판례 6만8324건, 국내 법학논문 7만561건, 법무부 발간 자료 1560건이 축적돼 있다”고 홍보했다.

아이로를 개발하기 위해 법무부는 총 43억원을 투입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민ㆍ상사 지원 선진입법화(정보화) 사업에 2013년 5억 4200만원, 2014년 5억 400만원, 2015년 4억 9200만원 등 매년 수억원이 들었다.

그러나 올해는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법무부 측은 “2016년도 운영비가 예산에 반영되지 못해 서비스가 일시 중단된 상태”라며 “접속률이 낮은 것이 예산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이유다”고 밝혔다.

아이로의 접속률이 낮은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상생활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모 벤처기업이 지난해 미래창조과학기술부에서 시연한 영상을 보면 ‘보이스피싱’, ‘자동차에 치어 사망’, ‘초등교사 성추행’, ‘부부강간’ 등의 검색어를 아이로에 입력해도 관련된 법령을 찾아볼 수 없었다. 검색되는 판례들은 대법원의 종합법률정보 시스템에서 검색되는 것을 긁어오는 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

법조계 관계자는 “아이로가 실패한 이유는, 아무 의미도 없고 실질적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며 “법률 의미가 없고 빅데이터도, 데이터 마이닝도 없이 단순 코드 엔지니어링만 해서 돈이 그 정도 든 것이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2011년 아이로 검색왕 대회를 한차례 실시 한 뒤 관련 검색 대회를 특별히 열지 않았다. 당시 법무부는 “아이로 시스템을 이용하면 로스쿨 학생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법률문제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며 “(아이로를 통해)일반 국민들이 법제정보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힌다 있다.

법무부 측은 “현재 시스템 활용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중에 있다”고 말했다.


jin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