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C=이정아 기자] 버스나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검색하고 사회관계형서비스(SNS)를 확인하는 일. 이제는 일상입니다. 고개를 푹 숙이며 스마트폰을 뚫어지게 보는 사람, 두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사람, 자리에 앉아 눈을 붙이는 자투리 시간에도 두 손으로 스마트폰을 쥐고 있는 사람…. 한 손에 잡히는 스마트폰 한 대로 통화부터 카메라 촬영, 뉴스검색, 음악작곡, 문서작업 등이 손쉽게 가능합니다. ‘똑똑한 전화기(Smart Phoneㆍ스마트폰)’라고 부르는 이유겠지요.
하지만 스마트폰이 사랑과 우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한 최근 심리학 논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기술 때문에 우리의 관계가 위협받고 있다.”
지난해 국제 신경심리학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보다 스마트폰을 더 자주 쓰면 나머지 사람은 무시를 당한다고 느끼거나 불안해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연구진은 “스마트폰에 집중하면 할수록 관계가 더 가까워지기 보다 분리된다”고 분석했지요. ‘분리돼 있다’는 감정은 상대방과의 관계에 대한 불만족으로 이어집니다. 한 개인의 안정감이나 소속감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연인과 부부 관계에서 스마트폰은 ‘양날의 칼’입니다. 연인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을 때 귀여운 이모티콘을 넣을 수도 있고 모바일로 검색한 쇼핑 목록을 간편하게 공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녁식사 도중 울리는 스마트폰 메시지 알람은 대화를 끊기게 만들고 침대에 누워 잠들기 전에는 대화를 나누는 대신 인스타그램을 바라보고 있는 배우자를 보고 있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퓨리서치센터 통계를 보면 연인 가운데 25%가 ‘연인이 자신과 함께 있을 때 스마트폰 때문에 집중을 하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8%는 연인이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는 시간 때문에 다툰 적이 있다고도 했고요. 연인 간 문자 메시지를 너무 자주 보내는 것은 되려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브리검영대학 연구팀은 문자 메시지로 ‘미안해’라고 보내는 것이 오히려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든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스마트폰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데이트를 계획하는 일입니다. 점심을 먹으러 나갈 때 집에 스마트폰을 두고 가거나 스마트폰 서비스가 되지 않는 근교로 하이킹을 가는 방법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없이 외출하기가 정 어렵다면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공간을 정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전문가들은 그 공간으로 침실을 꼽습니다.
관계에서 기술이 항상 나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제대로만 쓰인다면 기술은 연인들을 더 가깝게 만들 수 있습니다. 지난 2012년 마이클 로젠펠드 스탠퍼드 대학 사회학과 교수가 발표한 ‘기술이 관계에 미치는 영향’ 논문은 “물리적으로 함께 있지 못할 때 사랑하는 사람과 스마트폰으로 연결될 수 있는 장점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합니다. 연인이 스마트폰을 함께 바라보며 사용하면 서로에게 더 친밀감을 느끼고 관계가 강화된다는 연구도 있고요. 스마트폰이 관계에 가져오는 단점이 결코 장점을 넘어서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페이스북 친구가 아무리 많아도 진정한 친구는 단 서너 명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우리는 왜 스마트폰이 없었지만 가족애와 이웃사촌 문화가 살아있었던 과거의 향수에 젖곤 할까요? 우리는 왜 드라마 ‘응답하라 1988년’에 열광했던 걸까요? 스마트폰으로 오랫동안 만나지 않아 멀어지는 관계 단절의 속도를 늦출 수는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사랑하는 연인이나 친구가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쓰는데 대해 찬성하든 반대하든 그것과 상관 없이, 여러분은 연인이나 친구와의 관계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게 어렵다는데 대해 고개가 끄덕여지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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