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본부장 인터뷰>
1.바이오산업이 우리 경제에 ‘구원 투수’같이 거론된다. 어떤 이유인가. ‘바이오산업’을 쉽게 정의해 달라.
바이오 산업이 주목 받는 것은 고령화, 식량부족, 환경 오염 및 에너지고갈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에 대해 그간 인류사회를 지속해 왔던 기존산업의 후유증과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란 살아있는 유기체 또는 생물 시스템을 뜻하는 말로, 쉽게 말하자면 바이오산업은 생물시스템을 융합해 새롭게 창출되는 산업 전반을 뜻한다.
2. 바이오약품, 바이오식품 등 여러 제품군에서 ‘바이오’ 상품이 쏟아져 나온다. 바이오 산업군을 어떻게 정리할 수 있나.
바이오산업은 발전• 확대되고 있어서, 향후 달리 정리될 수도 있으나 현재는 레드바이오, 화이트바이오, 그린바이오, 그리고 이들을 결합한 융합바이오로 구분 지을 수 있다.
붉은색 혈액을 상징하는 레드바이오는 의료 및 제약분야를 커버한다. 세포치료제, 항체치료제 등과 같이 바이오기술을 접목해 새롭게 개발하는 바이오신약과,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을 약효가 유사하게 생물학적으로 복제하는 바이오시밀러, 예방의학의 개념인 백신 등이 대표적이다. 레드바이오는 건강유지와 수명연장을 가능케 하고, 맞춤형 예방과 치료를 통해 의료재정의 건전화를 실현할 수 있다.
하얀색의 산업 연기를 상징하는 화이트바이오는 환경 및 에너지 분야와 관련 있다. 생분해성 고분자를 활용한 하수처리용 미생물이나 생물자원(Bio Mass)를 이용한 바이오플라스틱 및 바이오에탄올과 바이오디젤 등의 바이오연료 분야가 해당된다. 화이트바이오는 석유자원 의존도를 낮추고,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
또 녹색의 농업과 식량 분야에 해당하는 그린바이오는 유전자 재조합식품(GMO)으로 알려진 개량종자나 건강기능식품, 친환경 농약 및 사료 첨가제 등을 포함된다. GMO식품의 경우 유전자 조작에 의해 기능과 생산성 등 품질이 개량된 작물을 의미하는데, 현재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GMO의 안전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개선이 요구된다. 그린바이오는 식량과 자원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최근 들어 각광받기 시작한 분야로 다른 기술과 융합하는 융합바이오가 있다. 센서나 분석기기, 유전자 분석 서비스 등이 해당된다. 또, 바이오기술과 IT가 융합된,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의 의료장비에서부터 대중적 인기를 끈 핏비트나 스마트워치 등과 같은 신체리듬을 기록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도 해당된다.
바이오 활용은 의료•제약, 농업•식품 및 IT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산업에 걸쳐있으며, 융합을 통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할 수 있는 매우 매력적인 분야라 할 수 있다.
3.세계바이오 시장 추이는 어떤가.
2015년 글로벌 바이오산업 현황 조사에 따르면, 2014년 글로벌 바이오산업 시장규모는 3,231억달러이다. 2011년과 2012년에는 전년대비 10%와 9%의 성장률을 보였고 꾸준히 성장 중이다. 전세계 바이오 시장에서 미국이 50%로 단연 독보적 위치에 있고, 유럽이 25%를 점유하고 있다.
고령화는 글로벌 추세이다. 이에 따라 각국의 의료비 재정 부담이 커지면서 고령화에 대한 대책마련은 전세계적으로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가 됐다. 의료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다수 국가들이 약값 조절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런 고령화 추세로 바이오산업 중에서도 바이오 의료 및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데, 미국의 경우 68.1%, 유럽 68.1%, 아시아 태평양 53.2%, 중국의 경우 95%를 점유한다. 개인 맞춤형 의약품과 현장 관리 진단기기, 원격 진료와 온라인 건강관리 프로그램 등 새로운 바이오 제품과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휴대폰과 통신 네트워크 등을 활용한 IT 기술 융합의 원격 건강관리는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 선진의료기술의 도입이 시급한 개발도상국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다. 고령화는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봉착한 당면과제로 바이오산업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4. 우리나라 바이오산업 동향과 전망은.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경우, 한국바이오협회가 실시한 2014년 바이오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바이오산업 생산규모는 7.6조원에 이르며,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제조업, 전자산업 및 제약산업이 동 기간 연평균 성장률이 1~2%이고, 2014년의 경우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으로 침체된 국내 경기 상황에서 가장 활기를 띠고 있는 산업군이다.
바이오의약과 바이오식품이 생산과 내수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바이오의약 분야의 수출은 1조 3,430억원으로 전년대비 18.2% 증가해 바이오산업 전체 수줄 증가를 견인했다. 특히, 면역억제제의 수출이 12.4%로 바이오의약 분야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였고, 이어 백신, 진단키트, 바이오센서, 항암제, 혈액제제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지난해 국내 바이오제약 분야에서는 기술수출 등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한미약품은 사노피·얀센 등 글로벌 제약사와 8조 원 규모의 신약 기술 수출 계약을 이뤄냈다. 이후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이 잇달아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올 2월 9일 미국 FDA 자문위원회를 통해 관절염치료제인 램시마의 판매 허가를 권고 받았고, 4월 FDA의 판매 허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램시마는 항체의약품이다.
항체의약품이란, 암과 같은 질병으로 인해 발병 부위의 세포 단백질의 모양과 구조에 일어난 변이를 정상화 시켜 질병을 치료하는 생물제재의 바이오의약품을 말한다.
렘시마는 오리지널 블록버스터 항체신약인 레미케이드의 효능을 생물제재를 이용해 유사하게 복제한 것으로 2014년 글로벌 시장에서 약 12조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램시마는FDA에 허가신청을 낸 최초의 항체의약품이다
또 하나의 국내 핵심 바이오시밀러 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3월 유럽에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SB2’의 허가를 신청했다. 정상적으로 허가 절차가 진행되어 올 상반기에 유럽 판매를 허가 받게 되며, 또 올해 내 미국 허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5. 국내 바이오시밀러가 강점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또 FDA승인을 받더라도 이후에 해결할 문제들이 있을 것 아닌가.
국내 바이오산업에서 바이오시밀러가 강점을 보이는 것은 바이오시밀러가 제조업과 유사한 특징이 있기 때문에, 제조강국인 우리나라에서 쾌거를 이룩한 것으로 분석된다. FDA승인을 받았다고 해도 실제 시장에서 판매로 이어져야 한다.
판매 허가를 받은 바이오시밀러는 대규모 투자와 R&D 생산능력을 통해 생산단가를 낮추어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서 빠르게 시장에 침투하는 것이 관건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의 대규모 생산 설비는 생산단가를 낮추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또한, 최근 미국 내에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분위기도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보험사와 제약사의 약가 협상을 통해 약을 선택 공급한다. 보험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의사에게 복제약 처방을 주문한다. 때문에 값비싼 오리지널 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는 순간 오리지널 약품은 바이오시밀러와 같은 복제의약품으로 대체되기 쉽다.
미국 내 복제의약품 처방 비중은 88%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미국정부는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부담을 덜고자 2014년 1월부터 시행하는 미국의 의료보험시스템인 오바마케어는 미국 환자보호 및 의료비용 합리화에 따른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담고 있고, 차기 대통령 후보들도 의료비 절감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런 미국 내 분위기는 국내 바이오시밀러의 미국시장 진출에 매우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6.바이오 산업에 대한 우리 정부정책 현황은 어떤가.
세계적인 흐름으로 보면, 바이오산업은 레드바이오에서 그린바이오, 이후 화이트바이오 순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또한 OECD는 2030년에는 화이트바이오의 비중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발표된 각 연도별 자료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경우2007~2010년간의 바이오 투자 통계에 따르면 전체의 80%가 레드바이오에 몰려있고, 그린바이오 12.4%, 화이트바이오 8.8%로 편중 현상이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 ‘바이오경제’ 실현을 위해 각 바이오산업에 대한 다면적 검토와 함께 이에 따른 투자에 대한 효과적 전략이 수립돼야 한다.
바이오 산업에 대한 정부의 R&D 투자 성과의 측면에서 보면, 정부의 막대한 투자 대비 내수와 수출 실적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R&D 투자의 상당부분은 정부투자로 이루어졌다. 민간부분의 투자 유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작년부터 시작된 의약바이오 분야에서의 기술 수출과 바이오시밀러의 FDA 등록추진 등의 가시적인 결과들은 투자 활성화와 민간투자 유치를 유도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7. 바이오산업에 대한 정부의 투자대비 성과가 저조한 이유와 그 대책은 무엇인가.
정부의 높은 R&D 투자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투자대비 성과가 낮은 이유는 바이오 신기술과 제품을 수용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부재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예를 들면, 화이트바이오 분야의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 중소기업과 그간 디젤을 생산했던 기존의 정유회사와의 갈등이나 레드바이오 분야의 원격진료에 대한 법적인 규제, 또한 2013년 그린바이오 분야의 종자기업이 추진하던 ‘식물공장’이 농민의 반발로 무산되는 사례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 사례에서 보았듯, 바이오산업 전반의 이해 당사자간의 갈등을 중재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바이오 산업의 저변확대를 위한 합리적 수준의 법적, 제도적 규제완화가 필요하며, 보완되어야 할 규제들도 바이오산업의 발전에 속도를 맞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도 우리나라는 학계, 연구소, 제약업계 간에 연결이 매우 느슨하다. 바이오협회에서는 다각적으로 이들 개별집단, 개발기술 간의 간격을 ‘융합’을 콘셉으로 이들의 산업화 접점을 찾아내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실제적 방안을 강구 중이다.
구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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