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일한ㆍ김현일 기자]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정신감정 기관으로 서울대병원이 지정됐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김성우 판사는 9일 열린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개시심판 2차 심문기일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신감정 기관을 두고 신 총괄회장 가족 간에 이견을 드러내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양측이 서울대병원으로 합의하면서 성년후견개시 심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그간 신 총괄회장이 계속 진료를 받아온 서울대병원(서울 종로구 연건동)을 정신감정 기관으로 요구해왔다. 진료 이력이 남아 있어 유리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반면, 성년후견인을 신청한 동생 신정숙 씨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은 우수한 의료진과 독립된 진료 환경 등을 이유로 삼성서울병원(서울 강남구 일원로)을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서울대병원의 경우 신 총괄회장이 오랫동안 치료한 곳인 만큼 객관성 측면에서 논란이 생길 가능성이 크고, 삼성서울병원의 경우는 한쪽이 반대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역시 선택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제3의 의료기관으로 서울가정법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있는 국립서울병원(서울 광진구 능동로)이 지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9일 열린 심문기일에서 양측이 서울대병원으로 합의하면서 신 총괄회장은 4월말 안으로 해당 병원에 입원해 감정을 받게 됐다.

신정숙 씨 측 대리인 이현곤 변호사는 이날 "서울대병원은 신 총괄회장이 그동안 치료를 받아온 곳으로 신 총괄회장의 편의를 위해 신 전 부회장 측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면서 "법원의 최종 판단은 5월쯤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가정법원은 “감정 현장에는 누가 배석할 것인지, 병실은 누가 동반할 것인지 등 감정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다음주까지 양측이 의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며 “이달 23일 오후 5시 한 차례 더 기일을 열어 세부적인 사항을 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의 정신감정 결과가 나오는 대로 법원은 자료를 받아보고, 이를 토대로 성년후견개시 여부를 최종 결정할 전망이다.

한편, 오늘 2차 심문기일에는 지난 1차 때와 달리 신 총괄회장 등 당사자들은 출석하지 않았고, 대리인들만 참석한 상태에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