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 연초부터 가상현실(VR)을 시작으로 인공지능(AI)까지 테마주의 급등락이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테마주가 중ㆍ장기로는 성장주가 될 수 있다 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이른바 ‘카더라 주’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저평가된 성장주라는 판단으로 테마주에 투자할 시 잠재된 위험을 고려하지 않으면 자칫 ‘가치함정’에 빠져들 수 있다면서 테마주의 옥석가리기 첫번째 키워드로 ‘실적’을 꼽았다.
KTB투자증권 김양재 연구원은 “테크 비중이 큰 코스닥 지수는 2월에 9.1% 급락했다”면서 “일부 업체의 경우 역사적 저점 수준의 밸류에이션에 근접했지만 실적 회복 가시성이 낮아 막연한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한번 테마주에 발을 잘못들이면 회복하기 어려운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는 “IT 기술 트렌드 변화에 부합하거나 사업 다각화 등 불투명한 시장전망에도 불구하고 자생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한 업체의 경우 중장기적인 실적 개선세를 시현할 수 있다”면서 실적을 투자 나침표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국으로 인해 ‘디에스티로봇’, ‘유진로봇’, ‘우리기술’, ‘로보스타’ 등의 종목들이 테마주로 부각돼 5~15%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는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 보다는 단기 테마성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급등세 이후 밸류에이션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동부증권 리서치센터는 “테마주로 떠오른 기업들을 섣불리 저평가 기업으로 보고 투자해서는 곤란하다. 저평가 기업에 대한 최종 선정은 리스크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양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꿈틀거리는 로봇주는 대부분 산업용 로봇을 생산하는 제조사에 불과한 경우가 많고 실적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면서 “탄탄한 실적에 기반하지 않는 경우 이들 기업의 주가는 알파고 이벤트에 따라 변동성이 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해당 기업을 개별적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업황과 글로벌 수요까지 전반적으로 고려해야 테마주의 늪에 빠지는 우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성장주의 경우에는 세계 경제성장률, 경기 회복 등 환경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주가 아니라 코스닥 시장의 성장주일 경우, 상대적 강세를 이어가야 할 명분이 빈약한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투자자의 초점이 성장주에서 성장하는 업종 그리고 성장하는 업종 중에 성장하는 기업 단으로 이동할 수 있다”면서 “성장주의 실적 전망 악화로 인해 투자자들은 이제 성장주 올인 전략에서 성장주 내 옥석 가리기 식의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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