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택 인허가 급증…12년만에 최고치 -전세난에 연립/다세대 매매는 증가추세 -빌라값 조정은 아직…싼값에 샀다간 낭패 -잇단 개발에 집 앞에 집…조망권 해치기도 -급매 없이 수요자 꾸준…입지 선택이 과제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봄부터 집들이를 시작하는 빌라는 올해도 많습니다. 공급과잉이요? 여전히 집 찾는 사람이 많아 더 지켜봐야죠.” (경기도 고양시 공인 관계자)
춘삼월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고양시에서는 분양을 앞둔 빌라들이 많이 보였다. 버스 정류장에는 ‘신축빌라 급매’, ‘파격 분양가’라는 문구의 전단도 쉽게 눈에 띈다. 일각에서 공급과잉 논란을 제기하지만, 현장에서는 도심의 전세난에 밀려 나오는 세입자 등 수요가 꾸준해 가격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적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지난해부터 빌라는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곳곳에 집중적으로 공급됐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서울ㆍ수도권에서 인허가 된 연립ㆍ다세대 주택은 약 10만4400가구로 지난해보다 46% 증가했다. 이는 12년 만에 최대치다. 특히 수도권 물량의 절반인 5만 가구가 서울에 집중됐다.
준공된 물량도 많다. 같은 기간 수도권에서 준공된 연립ㆍ다세대 주택은 약 7만4590가구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아파트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퍼지며 빌라도 논란을 비껴가진 못하고 있다. 수요가 꾸준해 당장 가격이 내려가진 않고 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서울시 은평구의 A공인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신규 물량이 특히 많았다”면서 “문의가 줄긴 했지만, 신축빌라를 원하는 손님들이 많아 안 팔릴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젊은 부부나 자금력이 떨어지는 일부 세입자들이 신축 빌라로 내집마련의 꿈을 실현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실제 거래도 많이 늘어났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42%(8539건→4951건) 줄어든 시기, 연립ㆍ다세대는 8.67%(2998건→3258건) 늘었다. 시장이 얼어붙은 1월에도 아파트 매매는 523건 줄었지만, 연립ㆍ다세대는 소폭(3229건→3258건) 증가했다.
최근 실수요자의 니즈 변화와 신축빌라의 현대화가 실수요자를 잡는 데 한몫했다는 평이다. 고양시 K공인 관계자는 “최근엔 엘리베이터와 아파트 평형에 버금가는 구조를 갖춘 빌라들이 많아졌다”며 “각종 교통 호재와 버스 노선이 잘 갖춰져 서울 외곽에 눈을 돌리는 이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전세난과 이주수요로 인해 빌라에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다만 환금성이 떨어지므로 시세 차익보다 철저하게 실거주 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탈서울 현상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을 찾는 수요자들의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며 “빌라 매입을 고려하는 수요자는 역세권 위주로 입지를 꼼꼼하게 따져보고, 주변 지역의 공급과잉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접근성이 떨어지는, 즉 버스나 지하철이 닿지 않는 지역에서는 급매물이 나오기도 한다. 이런 빌라는 집주인이 나서 가격을 낮춰서라도 빨리 공실을 없애려는 노력이 이어진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서울 도심뿐만 아니라 경기도의 빌라들은 환금성이 낮아 실거주 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경기침체가 이어지면 대출이 많은 서민부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므로, 자신의 경제력을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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