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지난해 결혼한 30대 초반의 부부 짐과 그레이스 라이씨는 5개월째 결혼 전과 같이 부모님 집에서 머물고 있다. 감당하기 어려운 홍콩 집값에 신혼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기 때문이다.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처럼 홍콩에서는 천정부지 집값 때문에 결혼해서도 따로 지내고 있는 부부들이 늘고 있다. 싱크탱크 홍콩 아이디어즈 센터의 조사 결과를 보면 결혼했지만 같이 살지 못하고 있는 부부의 수는 지난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땅이 귀한 홍콩은 수 년 째 주요 도시 중 가장 집을 구하기 어려운 도시 1위의 자리를 지켜 오고 있다. 미국 컨설팅 업체인 데모그라피아 인터내셔널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홍콩의 평균 주택 가격은 가구의 연간 평균 소득의 19배다.
결혼해도 함께 살지 못하는 기형적 현상은 저출산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홍콩의 출산율은 여성 1인당 자녀 1.1명으로 매우 낮다.
비단 신혼부부만의 문제는 아니다. 결혼 여부를 떠나 나이가 들어도 부모 곁을 떠나 독립하지 못하는 청년의 수는 크게 늘고 있다.
홍콩시립대의 어반 리서치그룹 조사에 따르면 18~35세 홍콩인의 76%가 여전히 부모님과 함께 지내고 있다. 이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이다.
홍콩의 실업률이 약 3%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집 구매의 어려움을 절감할 수 있다. 취직해서 돈을 모아도 집을 넘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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