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현재의 주택 시장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시장의 냉각에 대해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이에 대한 주된 해법에서는 미묘하게 온도차가 갈렸다.
송인호 KDI 연구위원은 건설사의 자체적인 공급 조절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송 연구위원은 “지난해 주택시장은 저금리 기조, LTVㆍDTI 규제완화 등으로 매매가격이 상승하고, 거래량이 늘었으나, 최근 공급 급증 우려, 가계부채 관리방안 등으로 주택시장 호조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라며 “하지만 아파트 분양물량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가계대출 증가세가 향후에도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따라 “작년 11월 이후 아파트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어 건설사 자체적인 공급조절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진 금융연구원 박사와 박춘성 박사는 대출규제가 주택 거래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닌, 주택 시장 둔화가 가계 부채 증가세 완화에 영향을 준 것이라 분석했다. 그는 “주택금융과 주택매매는 상호의존적 경향을 보인다”라며 “최근에는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주택거래를 둔화시키기 보다는 주택시장 둔화가 가계부채 증가세 완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들은 “다만, 최근 주택시장의 하방 리스크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금융회사 대출기준이 경직적으로 적용되면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박천규 국토연구원 박사는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대출 규제를 차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주택시장 순환국면상 향후 조정국면 진입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주택금융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며 “주택담보대출 구조개선은 필요하나 연체율이 낮은 거주목적형 주택구입대출 등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차별적 접근이 필요하며, 주택시장 변동성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의 박사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안정적인 정착은 필요하나 주택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는 정책수단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급증한 주택공급량을 소화하기 위해 주택사업자 스스로 밀어내기식 분양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금융기관의 대출태도 강화기조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임일섭 우리금융연구소 실장은 최근 주택담보대출의 움직임은 주택경기의 순환적 등락, 주택시장의 구조적 변화 등의 요인을 복합적으로 반영하는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판단했다. 주담대와 주택가격, 거래량이 실물경기순환과 유사하게 등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 임 실장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은 가계부채 질적 구조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라며“가계부채 구조개선을 위한 정책을 주택경기의 순환적 등락과 연결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출 규제를 현 주택 시장의 조정 분위기를 직접 연관짓기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아울러 “집단대출은 선분양제도와 결합된 일종의 사적 금융이므로, 장기적으로 후분양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통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제시했다.
이어 문근석 주택금융연구원장은 최근의 주택가격 상승률 둔화, 거래량 감소 및 미분양 증가는 시장침체 보다는 계절적 요인 및 지난해 과열양상의 정상화 과정에 기인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은 연착륙하는 모습이나, 집단대출 관련 주택경기가 침체되고 있다는 주택건설업계 주장에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주택가격 하락으로 대규모 미분양ㆍ미입주가 발생할 경우 시행ㆍ시공사, 수분양자, 은행, 보증기관 등에 손실이 발생하는 만큼 은행은 분양률과 입지 등을 고려해 리스크를 관리하되, 시장이 경색되지 않도록 유연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문영배 나이스신용평가정보 소장은 “우리 경제의 성장세 둔화에 따라 가계소득 개선이 더디어 가계부채가 소득보다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가계부채 리스크관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취지가 시장에 왜곡 전달되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금융기관-주택업계-언론과 보다 적극 소통해야 한다”며 “아울러,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은행권 신규 가계대출 금리가 상승한 배경에는 은행권 리스크 관리를 위한 유동성 조정일 수 있으며, 최근 경제 회복세 둔화와 더불어 경제주체의 심리지수 하락세를 고려, 주택시장 공급과잉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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