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ㆍ신대원ㆍ김지헌 기자]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총선 판을 흔들고 있다. 4ㆍ13 총선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8일, 요동치는 호남 판세와 급변하는 정당지지율에 안 대표와 국민의당이 폭풍의 핵이 됐다. 정치권에선 “이번 선거는 유승민으로 시작해 안철수로 끝나는 판이 될 수 있다, 점점 ‘안철수의 선거’로 치닫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안 대표와 국민의당은 선거 중반 급속한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더민주를 대체하는 ‘호남의 맹주’ 자리를 넘어 전국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 7일 남양주와 하남, 강동, 동작 등 ‘한강벨트’를 따라 대대적인 수도권 지원 유세를 벌인데 이어 8일엔 충청권까지 공략지역으로 택했다. 대전과 천안으로 발길을 잡았다.

호남 지역에서 50%까지 치솟은 정당 지지율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수도권에서도 목표 의석 수를 상향조정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7일 오후 서울 동작구 남성시장 인근에서 장진영 동작을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7일 오후 서울 동작구 남성시장 인근에서 장진영 동작을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 m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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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야권통합’을 선도적으로 제안하며 야권을 소용돌이 속으로 몰고갈 때만해도 안 대표와 국민의당의 선전 여부는 정치권에서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했다. 안 대표 본인도 노원병에서 쉽지 않은 싸움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국민의당은 교섭단체구성요건(20석)을 채우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잇따랐다. 하지만 안 대표가 당대당 차원의 야권연대에 대한 단호한 반대 입장을 견지하면서 선거 중반전으로 갈수록 지지율이 치솟는 추세다. 호남에서는 국민의당 지지율이 거침없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주간여론조사에 따르면 3월 4주차까지 30%대에 머물다가 5주차엔 40%를 돌파했고, 4월 첫째주엔 50%대를 넘었다. 전국 단위 지지율에서도 3월 11.5%로출발했으나 이달 첫째주에는 16.8%까지 올랐다. 반면 더민주는 하강세다. 같은 조사의 대권주자 지지율에서도 안 대표는 3월 첫째주 9.9%에서 한달여만에 14.2%까지 올랐다. (이상 95% 신뢰수준 ±2.2%p, 중앙선관위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러자 안 대표와 국민의당에 내심 선전을 응원하던 여권에서도 더민주 지지층 뿐 아니라 보수 유권자층의 표 잠식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공천파동에 실망한 여권 지지층 일부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국민의당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 대표는 새누리당의 반성ㆍ사과 읍소 전략에 대해 7일 “철밥통 거대 양당의 병이 도졌다. 국민에게 ‘도와 달라’고 다시 읍소를 한다”고 비판했다. 3당 대표 TV토론과 공약책임제를 주장하며 양당을 싸잡아 비판하는 공세도 계속해갔다.

한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야권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의 반문(반문재인) 정서에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문 전 대표는 8일 광주를 시작으로 1박2일 동안 호남을 찾는다. 지난해 11월18일 조선대 특강 이후 142일만이다.

올 들어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전 대표지만 반문정서로 인해 호남에는 발을 들이지 못했다.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은 별다른 이슈 없이 진행되던 4ㆍ13 총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호남 민심이 문 전 대표의 방문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더민주와 국민의당 간 호남쟁투가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

문 전 대표와 더민주 입장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호남에서 분 국민의당 열풍이 수도권으로 확산되는 상황을 차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호남민심을 자극해 역풍만 자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광주를 찾은 문 전 대표는 최대한 몸을 낮췄다. 첫 일정도 국립 5ㆍ18 민주묘지 ‘참배’가 아닌 ‘순례’였다.

문 전 대표 측은 “짧은 시간이지만 5ㆍ18 민주묘지에 안장된 한분한분을 찾아뵙겠다는 뜻에서 순례로 표현했다”며 “단순 행사가 아니라 호남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드리려 했다”고 했다.

애초 ‘광주시민들에게 드리는 글’로 발표하려던 입장도 ‘광주시민과 나누는 이야기’로 바꾸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호남민심은 아직 안개 속이다. 광주시민들은 문 전 대표보다 하루 앞서 광주를 찾은 기자에게 거친 반응을 드러냈다.

광주 광산구에 거주하는 김 모(44)씨는 “문재인이 호남을 배제하고 자기 패권만 추구했다”며 “이제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고 했다. 광주에 출마한 더민주 후보조차 “비례대표 파동 이후 떨어진 지지율을 간신히 끌어올렸는데 도움될 게 없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다만 일부에서는 일단 지켜보자는 기류도 감지됐다. 개인택시를 모은 김 모(63)씨는 “이미 광주 선거는 끝났다”면서도 “그래도 한번 오긴 와야지. 그래도…”라며 말끝을 흐렸다.

국민의당은 표면적으로는 문 전 대표의 호남행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한 후보는 “문 전 대표가 이 지역에도 오느냐”며 관심을 보였다.

광주시민들은 문 전 대표를 향한 애증이 여전히 교차하는 분위기였다.

광주 동남구에 거주하는 최 모(65)씨는 “문재인이 미워도 내년 대선에서 문재인하고 새누리당 후보 붙으면 새누리당 후보를 찍을 수는 없재”라며 한숨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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