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20대 총선에서 여야 모두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떠오른 가계부채 해결을 위한 공약을 내걸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부채는 1207조원으로 한 가구당 6453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 전체 가구의 15%인 158만3000가구는 연평균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가처분소득보다 많은 한계가구다.
새누리당은 한국은행이 주택담보대출채권(MBS)을 매입해 대출상환기간을 20년으로 늘려 이자부담을 줄이겠다는 ‘한국형 양적완화’를 내놓았다. 필요한 곳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정책자금 대출 성격을 갖는다. 금리인하로 시장 전반에 돈을 푸는 유럽연합(EU)나 일본의 양적완화와는 다르다.
새누리당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정책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경제에 돈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는 ‘돈맥 경화’를 해결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지난 7일 강봉균 공동선대위원장은 국채와 정부보증채만 매입할 수 있도록 한 한은법을 개정안을 20대 국회에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경기부양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부작용을 우려한다. 한은의 대규모 채권 매입으로 신용등급 및 금리 수준이 채권의 위험 수준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는 자산왜곡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은행의 독립성 문제도 우려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중앙은행이 정치권의 선거 공약에 따라 정책을 시행한다면 다른 나라 입장에선 한은의 독립성을 불신하게 될 수 있다”며 “자칫 원화 가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새누리당 공약이 부채 구조를 개선하는데 맞춰져 있다면 더민주는 채무자의 시각에서 부채 탕감을 내걸었다. 국민행복기금의 1000만원 이하 10년 이상 연체채권을 즉시 소각하고 소멸시효가 완성된 ‘죽은채권’에 대한 매각과 추심을 금지해 ‘빚의 족쇄’를 끊겠다는 것이다.
더민주 공약대로라면 부채상환 부담에 시달리는 저소득 적자가구가 당장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빚을 갚지 않고 버티는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다. 또 그동안 성실히 부채를 갚아온 채무자들에게 상실감을 줄 수 있다.
국민의당은 자영업자나 소외계층 전담 금융기관을 설립하는 계획을 내놓았다. 정의당은 대출 최고금리를 20%대로 인하하는 방안이 눈에 띈다.
저마다 가계부채 해결 방안을 내놓았지만 부채비율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내리겠다는 등의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지는 않아 부채 총량을 줄이는 근본적 해결과는 거리가 있어 아쉽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가계부채의 총량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가계부채의 규모를 가계소득 증가율 이내로 관리하거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일정 정도 줄이겠다는 등 구체적인 목표가 설정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이와 관련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공약을 제시한 정당은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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