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ㆍ김성우 기자]8일 오전 6시 서울역. 사전투표소는 한산했다. 사전투표 첫날이다. 오전 7시께. 젊은 청년이 조용한 투표소가 어색한 듯 두리번거렸다. 오세훈(21ㆍ대학생) 씨는 입대를 앞뒀다고 한다. “대학생을 위한 정책이 나와야 한다. 그러려면 젊은 사람이 투표를 해야죠.” 오 씨는 이 말을 남기고 서울역을 빠져나갔다.
이날 사전투표소엔 온종일 투표행렬이 이어졌다. 군 입대를 앞둔 청년, 출장길에 오르는 직장인 등 오는 13일 투표할 수 없는 이유도 사연도 다양하다.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투표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 한 표의 가치는 의무이자 권리라는 다짐 말이다. 굳이 사전투표소를 찾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한국 정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그 첫날이 열렸다.
박모(69ㆍ무직) 씨는 여동생을 만나러 기차에 올랐다. 그는 투표 날까지 상경하지 못한다. 박 씨는 “이번 총선에서 너무 잡음이 많았다”며 “다들 투표에 회의를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박 씨는 투표소를 향했다. 박 씨의 지지정당은 알 수 없다. 그래도 그는 남들처럼 회의에 빠지는 대신 일부러 투표소를 찾았다.
정충한(59ㆍ직장인) 씨는 부산 출장길이라고 했다. 그는 “장기출장이라 투표하지 못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간신히 투표하게 돼 다행”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서재석(29ㆍ직장인)도 “부산 출장이었는데 이번에 가면 선거일에 오지 못할 것 같아서”라고 했고, 문수원(38ㆍ직장인) 씨는 “종합건강검진을 받으러 서울에 왔다가 투표에 참여했다”고 웃으며 말하곤 ‘투표 인증샷’을 찍었다.
시간이 흐르며 점차 투표소를 찾는 이들도 늘어났다. 오후 10시께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서울역을 찾으면서 취재진이 삽시간에 몰렸다. 안 대표는 “정치사에서 국민을 무서워할 수 있는 게 바로 투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라며 사전투표를 독려했다.
이날 스포트라이트는 안 대표에게 쏠렸지만, 이날 서울역의 진짜 주인공은 안 대표가 아니었다. 안 대표가 투표소를 찾고 기차에 오르는 순간에도 투표는 어김없이 이어졌다.
여행가방을 들곤 황급히 뛰어와 투표를 하고 가는 한 여성. “빨리 투표할 수 있어요? 20분 밖에 안 남았어요.” 투표소에서 발을 동동 구른 한 남성. 대기하던 시민들은 이 남성에게 기꺼이 줄을 양보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바로 이들, 투표소를 찾은 시민이었다.
오후 5시 현재 사전투표율은 4.97%를 기록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사전투표율이 14% 내외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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