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텅 빈 가슴에 바람이 분다. 떠난 이들은 말이 없고 하늘은 살아남은 이들의 메마른 땅을 묵묵히 비출 뿐이다. 세상과 불화했던 한 순례자의 영혼이 농담처럼 말을 건넨다. 오늘, 당신의 하늘은 그래도 맑음.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 작가이자 요절한 천재 작가 박이소가 세상을 떠난 지 10년. 그의 10주기를 맞아 소격동 아트선재센터가 ‘아무 것도 아닌 것을 위한 어떤 것’(Something for Nothing)전을 열었다. ‘무제-샌 안토니오의 하늘’은 건물 옥상에 설치한 여러 대의 비디오 카메라를 전시장 천장의 비디오 프로젝터에 연결해 하늘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설치 작품이다. 2000년 이 작품이 처음으로 전시됐던 미국 아트페이스(Artpace)에 자문을 구해 당시의 모습을 재현하되, 이번에는 서울의 하늘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전개됐다.

냉소 가득한 하늘 아래 무기력하게 살아남은 우리, ‘찬밥에 붙은 더운 목숨’들은 오늘도 그저 한세상 떠 넣는다.

전시는 6월1일까지. (문의: 02-733-8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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