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원래 박지원 의원은 ‘스타’다. ‘스타’란 말 자체는 가치중립적이다. 선행을 베풀어, 혹은 독설을 쏟아내며 스타가 되기도 한다. ‘사랑받는’ 스타, ‘욕먹는’ 스타…. ‘스타’의 가치를 규정하는 건 바로 그 수식어다.

박 의원이 ‘스타’임은 분명한데, 그 수식어를 두곤 의견이 분분하다. 박 의원처럼 호ㆍ불호가 명확한 정치인도 드물다. ‘정치9단’의 정치인생을 두고도 그렇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내 지칠 줄 모르는 독설을 두고도 그렇다. 평가는 엇갈린다. 어찌보면 그래서 ‘스타’다. 좋든 싫든 그의 한 마디, 그의 한 걸음마다 세상은 ‘어쨌든’ 반응한다.

박 의원이 국민의당 원내대표에 오르면서 그의 스타성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굳이 입을 열지 않아도 된다. 여기저기서 ‘박지원’, ‘박지원’이다.

시점이 절묘했다. 3당 체제가 기지개를 켜고, 능수능란한 줄타기가 정당의 생존법이 된 시점에서다. 박 의원이 원내대표로 등판하면서 새누리당도 더민주도 비상이다. 원내대표 후보들의 출사표에서 박 의원 이름이 쉼없이 오르내린다.

출사표를 토대로 정리해보면 이렇다. 일단 ‘친박’. 박 의원과의 인연을 앞세운다. 대결을 했거나, 혹은 협업을 했거나. 박 의원을 잘 알고 있으니 날 밀어달라는 호소다.

‘맞박’. 박 의원을 맞상대할 후보는 본인이란 출사표다. 정치 9단을 패기로 상대하든, 선수(選數)로 상대하든 ‘정치9단’을 맞상대할 경쟁력을 살펴달라는 목소리다. ‘멀박’도 있다. 박 의원과의 거리다. 박 의원에 끌려다녀선 안 된다는 선언이다. 박 의원에 말려들지 않고 명확히 목소리를 낼 사람이란 호소이겠다.

청와대도 박 의원의 등판이 신경쓰이는 눈치다. 발 빠르게 취임 축하 난을 보냈다. 이날 박 의원은 취임 첫 공식 발언에서 “대통령이 변하지 않고 ‘탁상’만 내려치면 절대 협력할 수 없다”고 했다. 첫날부터 박 대통령을 맹공한 박 의원이다. 박 대통령이 보낸 화환엔 ‘축하합니다’란 글귀가 적혀 있다.

5월 여의도를 강타한 ‘박지원 신드롬’은 향후 어떤 결말에 도달할까. 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박 의원은 ‘스타’이겠지만, 수식어는 여전히 미확정이다. 20대 국회는 박 의원의 수식어가 확정될 무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