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올들어서도 우리경제의 부진이 지속돼 정부가 다음달 말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 아래로 낮출 것이 확실시된다. 수출 감소에다 투자 등 민간의 경제활력도 크게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운과 조선, 건설,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업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경우 경제적 불안심리도 확산될 수 있다. 정부가 재정 등을 동원해 경제활력을 불어넣으려 하고 있지만, 경기부진이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10일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정책 효과와 경제심리 개선 등에 힘입어 내수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아직 민간부문의 회복 모멘텀이 미약한 상황”이라며 “세계경제의 회복 지연으로 대외리스크도 상존해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재정 조기집행 확대와 가계의 소비확대가 ‘쌍두마차’ 격으로 우리경제를 힘겹게 이끌어가고 있지만, 수출이 작년 이후 최근까지 한달도 빼놓지 않고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는데다 기업 투자도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주력업종이 수출 감소로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신성장산업은 뚜렷한 실체가 없어 경제활력이 떨어져 있다.
지난달에만 해도 “연초 부진에서 점차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기재부의 경제상황 판단이 이달에는 ‘민간부문의 회복 모멘텀이 약하며 대외리스크도 상존해 있다’고 한발 후퇴한 것은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상황 판단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KDI는 “일부 지표가 다소 개선됐으나 우리경제 전반의 성장세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수출감소에 주로 기인한 세조업과 설비투자의 부진이 원인”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이처럼 경제상황이 예상보다 저조한 가운데 올해 성장률이 2%대에 머물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상태다. 지난달 한국은행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에서 2.8% 내린 것을 비롯해 현대ㆍLGㆍ한국경제연구원 등 민간기관도 2%대 중반을 예상하고 있다.
KDI도 이달말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성장률을 당초의 3%에서 2%대로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KDI는 당초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 3.6%를 전제로 우리경제가 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IMF 전망치가 이미 3.2%로 떨어졌다. KDI는 이러한 세계경제의 여건 변화와 작년말 이후 우리경제의 변화 등을 감안해 2%대로 성장률을 낮출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정부만 3%대성장률 전망치를 고수하게 된다. 기재부는 다음달 말 전반적인 경제상황을 점검해 성장률과 고용ㆍ수출입ㆍ물가 등 거시지표들을 조정하고, 경제정책 방향을 수정해 발표할 계획으로 이때 성장률도 하향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지난달까지만 해도 3% 성장률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으나 이달 들어서는 성장률 하향조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유 부총리는 최근 “경제가 애초 예측한 성장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하방위험이 커진 것도 사실”이라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때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할 필요가 있으면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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