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성인 남성들의 흡연 비율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반면 여성들의 흡연율은 정체된 상태로 내려갈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어 주목된다.
여성 흡연율 39%가 넘는 성인 남성에 비하면 5%대로 비중이 적지만 문제는 몇 년째 이 비율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여성 흡연율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결혼을 안 하거나 미루는 여성들이 느는데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상승하는 것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0일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남성흡연율은 39.3%로 전년대비 3.8%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여성은 5.5%로 전년보다 0.2%포인트 감소하는데 그쳤다. 여성의 흡연율은 2012년 7.9%로 정점을 찍은 뒤 2013년 6.2%, 2014년 5.7% 등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감소폭은 거의 정체돼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흡연율이 7.8%로 전년(9.2%) 대비 1.4% 포인트 떨어진 청소년과 비교해도 여성의 흡연율 감소폭은 적은 편에 속한다.
특히 여성은 20대의 흡연율이 가장 높았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20대 흡연율은 2008년 12.7%까지 오른 뒤 2009년 11.1%, 2010년 7.4%, 2011년 10.4%, 2012년 13.6%, 2013년 9.1%로 10%를 오르내리고 있다.
이같이 몇 년째 정체된 여성 흡연율은 여성의 임신 및 출산율이 떨어진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여성이 흡연할 경우 저체중아, 미숙아 출산 확률이 높다는 보고서에서 보듯 결혼이나 임신을 감안해 대부분의 흡연여성들은 금연을 택하게 된다. 하지만 비혼 또는 만혼 여성이 많아지면서 임신이나 출산율에 대한 흡연의 위해성을 상대적으로 덜 느끼는 풍조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사회적 지위가 높아진 것도 금연율 정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여성의 흡연율 상승이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연결돼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최근 캐나다 워털루대학 연구팀은 전 세계 74개국을 상대로 여성의 참정권, 의회 진출, 수입 증가 실태와 흡연율을 비교 조사한 결과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은 호주와 캐나다, 노르웨이, 스웨덴, 미국 등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흡연율에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 앞으로 개발도상국의 여성 지위가 높아지면서 흡연으로 인한 질환 발병과 사망에 이르는 위험도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건강증진개발원 관계자는 “경제성장과 함께 남녀평등이 자리잡으면서 여성의 흡연이 보편화되고, 흡연 시작연령도 낮아지는 추세”라며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면서 남성처럼 전반적인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느끼고, 임신 및 출산율도 떨어져 금연의 필요성도 덜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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