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우리 사회를 강타한 지 1년 지난 가운데 지카바이러스, 뎅기열 등 신종 감염병의 등장에 제2, 제3의 메르스 위협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는 모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를 중심으로 발생했던 지카 바이러스가 이집트숲모기를 매개로 세계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 확산 사태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하기도 했다.
▶지카, 뎅기열 등 감염병 위협 지속=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최근 2개월 이내에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발생한 국가는 모두 45곳이다. 이 가운데 유행 국가는 33곳, 산발적 발생국가는 12곳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지금까지 총 4명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왔다. 이들은 브라질(1명), 필리핀(2명), 베트남(1명) 현지에서 모기에 물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뎅기열 감염자도 급증하고 있다. 1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1~4월에 방역 당국에 신고된 뎅기열 환자는 총 151명으로, 2015년 같은 기간의 48건과 비교하면 3.1배 증가했다. 그간 뎅기열은 주로 열대 및 아열대 국가에서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기후 변화 등으로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증가하는 추세다.
뎅기열은 지난 2000년 4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후 2001년에는 환자 수가 6명에 그쳤으나 2010년 125명으로 100명을 넘어섰다. 2013년 252명, 2014년 164명, 2015년에는 255명으로 증가하면서 1500명에 육박한다. 지난해 186명의 감염자가 발생한 메르스보다 8배나 많은 규모다.
▶메르스도 끝난게 아니다= 메르스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지역에서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질본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사우디아라비아와 주변 국가인 오만,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발생한 메르스 환자는 모두 103명에 달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메르스는 ‘종식’이 아닌 ‘상황 종료’ 상태다. 메르스 유행은 끝이 났지만, 상황이 종료됐을 뿐 해외에서 언제든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최근 국가 간 이동이 자유롭게 이뤄지면서 과거에는 해외 특정 지역에서만 유행했던 신종 감염병도 지금은 언제든 국경을 넘어 국내로 유입될 수 있다. 최근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지역에서 유행하고 있는 ‘라사열’(Lassa Fever) 감염증 역시 예방 및 주의가 필요한 신종 감염병 중 하나다. 라사열은 라사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주로 야생 쥐의 배설물이 피부의 상처나 점막 등에 직접 접촉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나이지리아에서 발병한 라사열 환자는 총 57명으로, 이 가운데 34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적·물적 교류가 어느 때보다 활발한 오늘날 신종 감염병을 원천 봉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감염병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완비하는 게 더욱 효율적이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어느 나라든 항상 새로운 감염병에 노출될 위험은 있다”며 “이에 잘 대처해 혹시 모를 2차 감염을 차단하는 게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메르스 사태 이후 의료계 변화= 메르스 확산의 ‘진원지’로 꼽힌 삼성서울병원은 대대적인 병원 운영 시스템 개선에 나섰다. 올해 4월부터 국내 최초로 ‘IC칩’이 내장된 출입증이 있어야만 환자 병문안을할 수 있도록 입원실 출입방식을 바꿨다. 강동경희대병원은 감염 예방과 차단에 특화된 응급실 개조 공사를 마무리했으며, 보호자 1인만 병실에 상주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완전히 개선했다. 서울대병원은 문병객 방문 제한 조치를 시행하는 등 대다수 의료기관이 병문안 문화 개선을 위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응급실 과밀화 해소와 추가감염을 막기 위해 세브란스병원은 응급실을 접수·대기공간(주황색), 경증 및 중증환자 구역(하늘색), 음압 병동이 있는 감염구역(녹색)으로 나누는 공사를 오는 7월부터 6개월 동안 시행할 방침이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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