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개성공단이 우리 정부의 전면 가동 중단과 이에 맞선 북한의 동결ㆍ폐쇄 조치로 인적이 끊긴지 100여일이 됐지만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일관되게 대북제재를 강조하고 있다. 북한을 압박하는 카드로 개성공단 카드를 빼내든 만큼 대북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개성공단 재개는 요원하다. 정부 관계자는 “개성공단 재가동은 북한의 변화를 전제로 한다”면서 “그것은 북한에 달렸다”고 일축했다. 개성공단이 남북 경제협력 문제에서 국제사회 대북제재 사안으로 커진 것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폐쇄 장기화로 인한 손실을 정부가 적절히 보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부 업체의 경우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반출한 물자에 대한 보상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영세업체의 경우 관리 인력 및 경험 부족으로 꼼꼼하게 절차를 밟지 못했으며 당장의 기업활동을 위해 북한의 부당한 요구도 슬그머니 응해줘야만 했다고 하소연한다. 이른바 편법과 불법 사이의 ‘회색지대’가 존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실히 신고한 업체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는데다 기업 경쟁력을 위해 통관절차를 간소화하는 등의 편의를 악용했다는 점에서 인정할 수 없다는 게 정부 당국자의 단호한 입장이다.

더 큰 문제는 개성공단 폐쇄 장기화로 개성공단은 물론 남북 경제협력도 전망이 불투명해진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정부와 북한이 더 확실한 안전판을 마련해주지 않으면 섣불리 대규모 투자를 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일부 기업인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개성공단 재가동을 공약으로 내건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하자 기대감을 품기도 했지만 정치권에서 논의가 진전되지 않으면서 희망을 지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다만 인건비가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업체들의 경우 수도권 물류를 이용할 수 있는데다 임금이 낮고 언어가 통하는 근로자들을 고용할 수 있는 개성공단의 경쟁력을 포기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지난 2013년 4월 북한의 개성공단 근로자 철수 조치로 약 5개월여 가동이 중단됐던 당시보다 문을 닫은 기간이 길어지면 공단 폐쇄를 기정사실화로 받아들이는 기업은 더 많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또 남북 간 최대 교류협력 사업이 정치적 이유로 중단돼 기업들이 피해를 보는 것으로 끝난다면 앞으로 남북 경협에 기업들이 선뜻 참여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한 소규모 입주기업 관계자는 “폐쇄라는 극단적 결과를 극복할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이나 규모가 갖춰진 기업들이라면 모를까, 이제는 ‘북한’이라는 말만 들어도 진절머리가 난다”고 고개를 저었다. 때문에 민간 참여를 통한 남북 경협 발전을 이어가려면 임금 직불제나 국제기준 적용 등 좀더 확실한 안전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남북 당국 모두가 기업인들에게 신뢰를 어떻게 주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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