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사실상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는 파죽지세다. 한 때 외면 받았던 당내 주류 세력 사이에서도 ‘자기 편’을 늘려가고 있다. 반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여전히 힘든 싸움을 계속해 가고 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공격 수위를 높이면서 본선으로 눈을 돌리기 전 계속해서 당내 싸움을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트럼프의 기세에 한 때 강력한 경쟁자였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조차 그에게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루비오는 29일(현지시간) 방영된 CNN 인터뷰에서 오는 7월 전당대회 때 트럼프 지지 연설을 하겠냐는 질문에 “분명히 그렇게 하겠다”고 답하며 트럼프에 ‘투항’했다.

그는 “나는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 자리에 오르는 일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공화당에) 해가 되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며, 트럼프가 “궁극적인 변화를 이끄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의 1위 행진에도 한동안 호응하지 않았던 공화당 주류의 달라진 분위기를 반영한다. 트럼프와 지속적인 대립각을 세우던 폴 라이언 하원의장조차 트럼프에 대한 공식 지지 선언을 할 수 있다는 보도가 최근 나온 상태다. 라이언까지 지지 선언을 하게 되면 트럼프는 당내 가장 견고했던 장애물을 넘게 됨으로써 공화당을 ‘평정’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반면 힐러리는 샌더스의 지속적 공세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2위로 추격하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마저 경선에서 중도 하차해 호재를 맞은 트럼프와 달리 ‘끝까지 가겠다’고 외친 샌더스에 민주당의 표는 분산되고 있다.

샌더스는 대선 전부터 힐러리의 발목을 잡아 온 이메일 스캔들 또한 공격 카드로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샌더스는 이날 미국 CBS의 시사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최근 미 국무부 감사관실에서 의회에 제출한 ‘힐러리 이메일’ 보고서를 “미국인과 민주당원, (대선후보 선출) 대의원들이 꼭 봐야 한다”며 모든 미국인들, 특히 슈퍼대의원들이 이를 염두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샌더스 의원의 이러한 발언들에 대해 언제든 이메일 문제를 끄집어낼 여지가 있음을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힐러리는 본선과 경선 모두에서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당내에 우선 집중하다 보면 지지율 고공행진을 계속해 나가고 있는 트럼프에 본선 경쟁력이 밀릴 수 있고, 본선에만 신경쓰다가는 후보 자리를 지켜내더라도 압도적 지지를 받지는 못한 불안정한 후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초반 분위기와는 달리 트럼프는 부동의 1위, 힐러리는 어렵사리 1위를 지켜내는 형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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