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도 19대 국회 당시 ‘노동개혁 5법’을 추진하며 ‘독일식 하르츠 개혁’ 언급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국내에서는 16년 만에야 여소야대 정국이 조성됐지만, 해외에서는 정부ㆍ여당에 비해 야권이 큰 권한을 가진 사례가 많다.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받고 있는 20대 국회가 참고할 선례가 그만큼 풍부하다는 이야기다. 여소야대 정국을 대화와 협력으로 풀어낸 해외 사례를 살펴본다.
▶독일은 곧 연정국가, 67년간 ‘연정’=독일은 연정 국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차 대전 후 콘라트 아데나워 정권이 들어선 1949년 이래 단 한 차례도 한 정당이 홀로 집권한 적이 없다. 다수당이 대연정을 하거나 정책과 이념이 가까운 당이 (소)연정을 한다.
1957년에는 원내 단일세력인 기독민주당과 기독사회당 연합이 50.2%를 얻어 단독 집권이 가능했지만, 아데나워 총리는 자유민주당과 연정을 가동했다. 내각제 정부 형태를 취하는 독일에서 연정이 일반적인 것은 한 정당이 과반을 차지하기 어려운 다당제적 구조에 기인한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세계적으로 가장 정교한 정당정치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독일은 정당득표율의 소수점 이하까지 계산해 의석을 정밀배분하는 등 끊임없이 선거제도 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기반 위에 작동하는 정치는 여야를 넘나드는 정책 수용과 대화ㆍ타협이 기본이다. 연정을 꾸리기 전 정당 간 협약을 맺어 그 ‘계약서’대로 정책을 추진한다.
2013년 출범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사진>의 3기 정권은 기민-기사당 연합과 사회민주당의 대연정으로 최저임금제를 최초로 단행했다. 사민당의 의제였지만 기민-기사당 연합이 수용한 것이다.
메르켈의 등장 이전 1998∼2005년 집권한 사민당과 녹색당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연정은 복지 축소와 고용 유연화로 유명한 ‘하르츠 개혁’을 했다. 이는 당시 야당인 보수 정당의 색깔에 더 걸맞은 것이었지만 실업병 치유라는 명분 아래 추진될 수 있었다. 19대 국회 당시 새누리당이 ‘노동개혁 5법’을 추진하며 하르츠 개혁을 줄곧 언급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아울러 1969∼1982년 사민당 빌리 브란트와 헬무트 슈미트 총리가 주도한 연정, 그 이전 기민-기사당 연합과 연정을 운용한 자민당이 가세해 데탕트 동방정책을 함께 만들어낸 것 역시 협치의 대표적 사례다. 자민당은 기민당의 통일총리 헬무트 콜이 집권한 1982∼1998년 연정에도 함께했다. 지난 4월 별세한 한스-디트리히 겐셔가 자민당 리더로서 정권을 넘나들며 1974년부터 1992년까지 역대 최장수 외교부 장관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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