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여행 스타트업 ‘TOKI’, 세계 부유층 겨냥 일본검ㆍ게이샤ㆍ스모 등 체험 차별화 -개인 부유층은 물론 구글ㆍ나이키ㆍ와튼스쿨 등 글로벌 법인도 단체연수로 각광 -창업주 미키 코타로 “외국인 부유층은 쇼핑 아닌 전통문화에 관심” 착안 인기몰이 [헤럴드경제 슈퍼리치팀=천예선ㆍ민상식 기자] 세계 부호들의 여행사전에는 패키지 여행이나 쇼핑은 없다. 무인도 같은 완벽한 고립지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아니면 현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유의 문화ㆍ역사체험이 있을 뿐이다.
이를 제대로 파고든 일본의 여행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있다. 2014년 도쿄에서 설립된 ‘토키(TOKI)’가 바로 그 주인공. 창업 1년 반이 채 되지 않았지만 토키는 일본에 관심있는 세계적인 부호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실제로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이름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세계 유명 부호들이 다녀갔고 법인 고객의 단체 연수로도 각광받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인 구글, 나이키, 맥킨지, 유니레버와 하버드 케네디 스쿨, 와튼스쿨 등이 토키를 통해 일본 정통 문화를 체험했다.
▶게이샤ㆍ스모ㆍ일본도까지 직접체험=토키가 제공하는 여행상품은 급이 다르다. 단순히 보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프리미엄 코스를 구성해 직접 체험해 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타깃은 외국인 부유층 여행객. 이들에게 일본의 장인정신이 담인 ‘모노츠쿠리(혼신의 힘을 다해 최고품질 제품을 만든다는 뜻)’를 경험하게 한다.
여기에는 정통 다도(茶道)에서부터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된 가이세키(懐石) 요리(에도시대부터 내려온 일본 연회용 요리) 만들기, 반세기 전 일본의 대표 도예가 겸 미식가였던 ‘로산진(魯山人)’의 가마에서 도자기 굽기, 일본도(刀)의 자랑인 카타나(장검)의 장인공방 체험 등이 포함된다.
카타나는 10세기 이후 일본에서 만들어진 길이 100cm, 무게 1.5kg 가량의 명검이다. 일본 특유의 접쇠방식으로 만들어져 적을 찔렀을 때 공기가 몸속에 들어가도록 해 파괴력이 크다.
뿐만 아니라 서구권 여행객들이 가장 흥미로워하는 게이샤(藝者)나 스모선수와의 만남도 준비돼 있다. 게이샤는 일본 요정이나 연회석에서 술자리 흥을 돋우는 직업을 가진 여성을 말한다. 게이샤는 춤과 노래, 피리, 샤미센(三味線ㆍ3개줄로 된 일본 전통 현악기) 등에 능통해야 하고 최고 수준의 접대문화를 익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최소 5년간의 수련기간이 필요하다.
키토 측은 “영화 ‘게이샤의 추억(Memoirs of Geishaㆍ2005)’의 흥행 덕택에 세계인들이 일본 게이샤에 익숙하다”며 “게이샤 전통은 오늘날까지 일본의 특정 지역에서만 번영을 지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키토는 외국인 부자 관광객들을 일본에서 숨겨진 게이샤 지역으로 초대한다. 게이샤가 있는 지역은 ‘하나마치(花街)’라고 불리는 400년 된 일본 전통 유흥가로 교토에 5곳, 도쿄에 6곳뿐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가이세이 점심이나 저녁식사를 즐기면서 게이샤들의 유흥무대를 감상한다. 기본 소요시간은 3시간, 최대 40인까지 관람할 수 있다.
스모선수와의 만남은 좀더 특별하다.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는 스모선수들의 훈련소를 직접 방문할 수 있다. 또 스모선수들과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수 있다. 식사메뉴로는 스모선수들을 위한 전통적인 국물요리인 '장코나베(메이지 시대 냄비요리)'가 준비된다. 스모선수들의 아침 훈련소 방문은 2시간, 점식식사는 3시간 코스로 진행된다.
▶‘쇼핑→체험’ 흐름 읽어라=토키의 창업주 미키 코타로는 일본 명문대인 게이오기주쿠대학(慶應義塾大学)을 졸업했다. 이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가 토키 창업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복수의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 근무하면서 고위층의 외국인들을 위해 반드시 프리미엄 일본문화 여행상품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됐다.
미키 최고경영자(CEO)는 포브스재팬과의 인터뷰에서 “해외출장 등의 경험에서 외국인 부유층은 대중을 상대로 하는 패키지 여행에 만족하지 않고 일류 일본문화를 체험하고 싶어했다”며 “어린시절 미국에서 보낸 대학친구 이나마스 유코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여행사 토키를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나마스는 “부유층 사람들은 확실히 전통문화와 예술에 관심이 높다”며 “토키가 제공하는 경험 중 고객들이 높이 평가하는 것이 일본의 예술과 전통 공예”라고 강조했다.
그 중에서도 “‘예술의 섬’으로 알려진 세토나이카이(瀬戸内海ㆍ혼슈섬과 큐슈섬ㆍ시코쿠 섬 사이를 가르는 바다)의 나오시마(直島)를 현대미술에 조예가 깊은 큐레이터와 함께 리무진 버스로 돌았던 체험과 교토의 전통공예 장인과 만남 후 교토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일본 요리사가 만든 디너 파티가 가장 큰 호평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토키는 앞으로 홋카이도와 가나자와의 유휴자산을 세계 부유층을 위한 관광상품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유휴자산이란 한때 가동을 했지만 생산축소 등에 의해 가동하고 있지 않는 자산을 말한다.
미키 CEO는 “홋카이도는 풍요로운 자연과 웅장한 경치가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관광자원이고, 가나자와에는 가가번(加賀藩ㆍ에도시대 초대형 영지)이 남긴 금박공예나 일본종이 등 전통공예와 일본식 정원과 같은 문화가 있다”며 “후계자가 없어 고심하는 전통공예계에 외국인 부유층 관광객을 유치해 줌으로써 장인들에게도 기쁨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포브스 재팬은 “현재 일본의 인바운드(외국에서 일본으로 들어오는 관광객) 여행사업은 주로 아시아 관광객의 ‘바쿠가이(爆買い·싹쓸이 쇼핑)’을 노린 것 뿐”이라며 “버블시대 일본인 관광객이 파리나 런던 등 유럽에서 명품을 사들인 이후 ‘쇼핑에서 체험’으로 여행의 목적이 변화한 것을 보면, 토키처럼 일본의 유휴자산을 활용해 프리미엄 여행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일본여행 산업 활성화에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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