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격호 금고 속 현금ㆍ서류뭉치 발견돼 - ‘형제의 난’ 때 해임된 신격호 비서가 반출 - 비서 처제 집에서 보관 중 검찰 오늘 압수 - “신격호 父子 매년 300억 넘는 부외자금 조성”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신동빈(61) 회장의 자택 금고에 이어 신격호(94) 총괄그룹 회장의 금고 내용물까지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로 구성된 롯데그룹 수사팀은 13일 오후 신 총괄회장의 금고 속에 들어 있던 현금 30억원과 서류 뭉치들을 서울 모처에서 확보했다. 신 총괄회장의 비서실이 있는 롯데호텔 33층 내 비밀공간에서도 상당량의 금전출납부와 통장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10일 검찰의 대규모 압수수색 때도 발견되지 않았던 것들로, 롯데그룹 오너 일가를 둘러싼 비자금 수사에 힘을 실어 줄 단서가 될 전망이다.

수사팀이 10일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롯데호텔 34층을 압수수색할 당시 금고는 텅 비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고 내용물의 행방은 지난 12일부터 검찰에 소환돼 이틀째 조사를 받고 있는 신 총괄회장의 전 재산관리인 이모(56) 전무의 진술로 드러났다.

신 총괄회장의 비서였던 이 전무는 지난해 10월 장남 신동주(62)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신동빈 회장 간의 ‘형제의 난’이 한창일 때 신격호 측에 의해 해임됐다.

이후 이 전무는 인수인계를 안 하고 금고 속 내용물을 그대로 갖고 나가 자택에 보관하다가 처제 집에 옮겨놓은 것으로 검찰 조사 드러났다.

검찰은 이 전무의 진술을 토대로 13일 서울 목동에 위치한 처제 집을 조사한 결과 박스에 보관된 현금 30억원과 서류들을 발견했다.

롯데호텔 33층에 숨겨진 신 총괄회장의 비밀공간 역시 이 전무의 진술로 그 존재가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눈으로는 쉽게 구별이 안 될 만큼 은밀한 곳에 비밀공간이 조성돼 있었다.

한편, 검찰은 오너 일가 재산관리인들을 상대로 진행한 조사에서 신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각각 매년 100여억원과 200여억원의 부외자금을 조성해 운영해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재산관리인들은 이 자금의 성격이 비자금이 아닌 급여와 배당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급여와 배당금이라고 보기엔) 금액이 너무 커서 자금 성격을 파악 중”이라며 “회계자료를 압수했기 때문에 분석하면 (비자금인지 여부가) 곧바로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