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공포가 커지면서 아시아 금융시장이 격랑속으로 휘말려 들어가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유독 아시아 금융시장이 더 크게 출렁이는 데에는 브렉시트가 아시아에 미치는 충격파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신흥국에 대한 투자심리와 수입심리가 위축된다는 점도 문제다.
브렉시트로 인해 유럽연합(EU) 경제가 더욱 불안해지면 아시아 국가의 대(對)유럽 수출규모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전체 수출액의 22% 이상을 EU에 의존하는 중국과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들은 실물 경제에서 1차적인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국제금융기구(IMF)는 지난 2012년 유로존 위기에 중국이 적절한 경기부양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경제 성장률이 4%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15년 기준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EU가 차지하는 비중은 9.1%이다. 그 중 영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4% 수준이다. 그렇기 때문에 브렉시트가 한국 무역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금융이다. 최대 금융시장으로 꼽히는 영국에서 발발할 시장 불안은 금융투자자들의 심리를 급속도로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
베어링 자산운용 홍콩지부의 키엠 도(Khiem Do) 멀티에셋 펀드 매니저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브렉시트가 세계경제를 더욱 침체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상대적으로 시장 불안정성이 높은 아시아 시장에 발을 빼는 투자자들이 늘 것이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대외투자 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그친다. 아시아
유럽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인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발을 뺄 가능성이 높다.
최근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이 공개한 ‘브렉시트의 경제적 영향과 정책 시사점’에 따르면 브렉시트는 파운드 및 유로화 약세를 유도, 이로 인해 원화까지 동반약세를 보이고 외국 자본 유출을 유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캐티탈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영국의 대외투자 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그치지만, 세계 금융 중심지인 런던의 경제가 불안정해졌다는 심리 자체가 외국 자본을 유출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13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1% 급락하고 2000선이 붕괴됐다. 때문에 영국과 유럽의 투자금 회수가 미국 등 다른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KGI아시아 리서치회사의 벤퀑 대표는 “여론조사에서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영국 여론이 반대여론보다 앞섰다는 결과가 나온 직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자금을 빼기 시작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ㆍ닛케이)신문은 14일 브렉시트가 일본 경제 불안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신흥국 시장에서 투자자금을 회수한 투자자들이 안잔자산인 엔화를 사들이면서 엔고가 지속되고 닛케이지수가 덩달아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본은 올해 초 소비증진과 투자심리 개선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지만, 엔화 강세로 인해 미비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날 엔화 가치는 지난 3일 이후 한달 여 만에 달러당 105엔 대까지 급등했다. 일본 국채금리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해 신규 발행한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장중 연 -0.165% 떨어졌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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