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부품 형태로 총기를 들여와 인터넷을 통해 국내에 유통시킨 일당과 구입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이들은 총기의 발사 압력을 높이거나 실탄를 쏠 수 있도록 총기를 개조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1일 대만산 불법총기를 부품 형태로 수입해 조립한 뒤 인터넷에서 판매한 혐의(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로 유통업자 조모(58)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조씨 등으로부터 총기를 사들여 보관하거나 사제권총과 실탄을 제작한 이모(42)씨 등 12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조씨 등은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장난감 총을 파는 인터넷 쇼핑몰이나 인터넷 카페 등의 광고를 통해 주문을 받아 권총, 소총, 기관총 등 불법 총기 170여점을 30만~300만원을 받고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 등은 해외에서 총기를 주문할 때 완제품 형태로 들여올 수 없다는 점을 착안해 부품 형태로 국내에 대량으로 반입했다.
이들은 총기 매니아들이 처음에는 스프링을 장착한 BB탄 장난감 총을 구매하지만 나중에 파괴력이 센 프레온 압축가스 총기를 구매한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이에 조씨 등은 총기의 발사 압력을 더 높이기 위해 프레온 가스 대신 CO2가스를 추진체로 사용하도록 총기를 개조했다. 또 압축공기의 간편한 교체를 위해 ‘충전식’이 아닌 ‘탈착식’으로 만들어 총기의 성능을 향상시켰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이들이 개조한 CO2 가스 불법총기는 조류 등을 살상할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또 쇠구슬탄 등을 장착해 사람에게 쏘면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특히 이들로부터 총기를 구입한 최모(66)씨는 총열 일부를 잘라 사제 권총으로 개조하고 실탄 12발을 제작하기도 했다.
경찰은 또 CO2 가스 총기는 외관은 물론 재질이 금속을 사용해 미국산 콜트 권 등과 모양이 같아 일반인들이 실제 총기로 오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총기를 구입한 사람 중에는 살인 전과자도 포함돼 있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유통업자를 상대로 정확한 유통 경위와 추가 구입자를 캐묻는 한편 같은 수법으로 총기를 불법 수입·유통한 경우가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shinsoso> carrier@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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