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국내 주요 기업들이 상반기에 20여만 명을 뽑는 등 고용을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본지와 대한상의의 설문조사 결과, 전반적인 채용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다. 투자 규모 역시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답변이 압도적이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1012개 기업들 중 616개 기업(60.9%)은 올해 채용 규모에 대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보다 많은 인력을 채용하겠다는 기업은 349개로 전체의 34.5%에 그쳤다. 반면 지난해보다 채용을 줄일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47곳으로 4.6%를 차지했다.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이 줄이겠다는 곳보다 많긴 하지만 증가폭은 적고, 줄이겠다는 규모는 커 구직자들을 향한 취업문은 여전히 바늘구멍일 것으로 보인다.
채용 규모를 늘리겠다는 기업 중 절반에 가까운 43.3%가 증가폭을 5% 미만으로 잡았다. 반면 채용 규모를 줄이겠다는 기업들 중에서는 66.7%가 감소폭을 지난해보다 5% 이상으로 잡았다. 지난해보다 10% 이상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이 33.3%에 달할 정도다.
투자 규모에 대해서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기업이 648곳으로 전체의 64.0%를 차지했다. 지난해보다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은 325곳(32.1%), 줄이겠다는 기업은 39곳(3.9%)이었다.
투자 규모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곳간 차이가 여실히 드러났다. 대기업 중에서는 지난해보다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기업이 125곳으로 39.6%였지만 중소기업은 투자를 늘릴 여력이 있는 기업이 200곳으로 28.7%에 불과했다.
애초에 대폭 확대될 것이라 전망됐던 기업의 채용과 투자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움츠러드는 것은 올해 경제 성장이 재계의 기대에 못미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1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기업들이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을 5%로 잡았다. 대기업이 4.8%로 예측했고 중소기업은 5.1%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일제히 이를 3.8%로 낮춰잡았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초까지만 해도 영업 활동에 자신감을 보였던 기업들이 환율 하락, 정부정책의 친기업 퇴조 등 현실적인 악조건을 겪으면서 경제성장에 대한 확신이 수그러들었고, 이로 인한 불안감이 채용과 투자 규모의 위축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도현정 기자@booung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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