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가수 인순이, 노래만큼 인생도 감동적

“맞수가 없다”, “적어도 한 체급 이상의 가수”

그녀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정상의 디바. 1978년 희자매로 데뷔한 후 무려 19장(정규앨범 14장 포함)의 앨범을 발표하고 몇 개의 인상적인 히트곡을 가진 여가수, 10대부터 5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팬덤을 지닌 가수. 단지 기대치가 아닌 당위를 가진 디바다. 무대 위에서 희망과 열정을 노래하는 가수 인순이가 ‘나는 가수다’에 등장했다.

인순이의 첫 번째 무대는 21일 ‘나는 가수다(MBC)’를 통해 시청자와 처음 만났다. 첫 무대의 첫 곡은 17집 수록곡 ‘아버지’였다. 가수 인순이가 아닌 인간 인순이의 인생을 돌아보는 자전적 이야기가 무대 위에 흐르자 객석은 침묵의 탄식을 내뱉다 이내 울음바다가 됐고, 가수들은 온전히 선배가수에게 집중, 경외감을 감추지 못했다. 선호도 조사 결과 1위. 이것이 디바의 위엄이었다.

인순이(가수)
인순이(가수)

인순이의 등장은 조관우의 말처럼 “시작부터 무언가가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녹록치 않았다. 인순이는 자타공인 국민가수, 스스로는 “점점 더 무대가 무서워진다”고 했지만 인순이는 단지 기대치를 넘어 이미 청자들의 마음 안에 국민가수로 인정받는 대상이었다. 인순이를 돌아보자. 1978년 18세의 어린 나이에 희자매로 데뷔한 인순이는 당시 ‘바니걸스’ ‘펄시스터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최정상의 인기를 얻었다. 이후 변화를 마다않았던 34년의 시간, ‘대한한국 최고 가창력의 가수’로 군림했다.

그는 시대가 달라질 때마다 머무르길 거부했다.

1980년대 '대학가요제 시대'를 맞자 희자매를 비롯한 여가수들의 중심 무대는 밤무대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그 때에도 인순이는 노래했다. 당시 인순이가 남긴 히트곡이 등장한다. 1980년대 중반, ‘떠나야 할 그 사람’과 ‘밤이면 밤마다’를 부른 것이 대중적 인기를 얻게 된 것.

물론 인순이가 가요계에서 한결같이 정상에 서서 활동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늘 다시 섰고, 시간이 흘러도 뒷걸음치지 않았다. 폭발적인 가창력이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열린 음악회’로 대표되는 라이브 무대가 등장하면서다. 혼혈가수 꼬리표를 달고 다니던 인순이에 대한 재인식, 이후 2004년 실력파 프로듀서 조PD와 함께 한 ‘친구여’의 폭발적 인기는 젊은 세대에도 인순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인순이의 행보는 여기에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허리를 드러낸 배꼽티, 몸에 달라붙는 팬츠를 입고 열정적으로 춤을 췄다. 노래를 뒤로 미룬다면 당연히 서운하다. 매순간 변신의 무대, '아이돌 시대'를 맞아 중견가수들의 걸음이 서서히 뒤를 돌아갈 때에도 인순이는 나아갔다. 방송3사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해 놀랍도록 유연한 댄스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무장한 무대를 선보였다.

이즈음, 절망 앞에서도 희망을 노래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카니발의 ‘거위의 꿈’은 인순이로 인해 다시 태어났다. 2007년이었다. 인순이의 이 곡을 듣고 원곡자 이적은 “20대의 나는 ’거위의 꿈‘을 이렇게 절절하게 표현하지 못했다”면서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인순이가 쌓아온 가수로서의 시절은 한 사람의 새로운 드라마의 결정체였다. 혼혈가수로의 비애, 인고의 무명시절, 고난의 연속이었던 삶이다. 그러니 인순이의 무대는 이제 ‘여자 임재범’이라는 수식어로는 대체 불가다. ‘나는 가수다’의 첫 무대 후 인순이라는 존재는 여실히 드러나게 됐다.

인순이가 ‘아버지’를 부르자 누리꾼들은 “정말 최고의 디바다.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는 가수들은 모두 대단한 실력이지만 인순이는 단연 한 단계 위의 가수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가수다’에 인순이를 대적할 가수가 없다”, “인순이는 바로 명예졸업행”이라는 반응들을 늘어놓았다.

인순이의 등장은 단지 어떤 수식어로 대체하기에는 부족한 거물급 가수라는 이야기다. 다른 가수들과는 체급부터 다른 대형가수가 ’나는 가수다‘에 등장했으니 단연 맞수가 없다는 것.

이에 또 다른 누리꾼들은 “실력이나 연륜이 기존의 가수들과는 너무 차이가 난다. 국민가수가 등장하는 ‘나는 가수다’는 질적인 면에 있어 향상을 가져오겠지만 앞으로 ‘나가수’는 인순이의 독무대가 될 것 같다”는가 하면 “과연 청중평가단이 디바 인순이를 탈락시킬 수 있을까”, “이러다 조용필 씨도 나오겠다. ‘나는 가수다’라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어울리지 않는 대형가수다”라면서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인순이의 출연을 맞아 ‘나는 가수다’는 새로운 시대에 도래했다. “이 분의 출연만으로도 굉장한 드라마(장기호)” “파워와 감성과 진정성만으로도 무대 위에서 최고의 감동을 선사할 것(김형석)”이라는 자문위원단의 평가처럼 인순이의 등장만으로도 ‘나는 가수다’는 시즌2라고 불릴 만큼 새로운 스토리를 쌓아갈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단,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 같은 가수가 ‘아메리칸 아이돌’에 나오는 것이 아닌가. 진정한 레전드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자문위원단 안에서의 출연 반대의 목소리처럼 인순이는 이미 기존 가수들과는 ‘체급이 다른’ 대형 가수라는 점에서 ‘서바이벌’ 형식에 빗겨서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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