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그룹 시절 투자 포트폴리오, 풋옵션 분쟁 중 협상
지분 5.3%, 2162억에 처분…사실상 손실 감내
상황 다른 어피니티 컨소시엄, 분쟁 ‘진행형’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이 교보생명 투자 18년 만에 풋옵션(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원금을 거둔다. 신창재 회장과 풋옵션 가격을 두고 분쟁을 벌이던 중 양보를 택한 모습이다. 포트폴리오 기업 오너 변심으로 투자 기간이 장기화되자 손실을 감내한 만큼 PE 업계에서는 달가울 수 없는 소식이다. 또 다른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니티 컨소시엄과 별개의 사안으로 신 회장의 풋옵션 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어펄마는 신 회장에게 풋옵션을 행사해 보유 중인 교보생명 지분 5.33%를 2162억원에 정리했다. 어펄마는 스탠다드차타드(SC)에 속해 PE 사업을 펼치던 2007년 11월 해당 지분을 2021억원에 매수하면서 풋옵션을 보장 받았다.
권리 행사가는 주당 19만8000원으로 투자 단가 18만5000원 대비 7% 상향됐다. 18년이라는 투자 기간, 분쟁을 겪으며 투입된 비용과 기회비용 등을 종합하면 경제적 이익은 포기한 모습이다. 투자금 회수가 지연되면서 펀드 청산 시점이 턱밑까지 다가오자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어펄마는 2018년 11월 신 회장에게 1주당 39만7893원에 교보생명 지분을 되 사줄 것을 요청했다. 다만 신 회장이 이를 거부했고 어펄마는 2019년 국제상업회의소(ICC)에 중재를 신청했다. 1차 판정에서 풋옵션 권리는 인정 받았으나 가격에서 원하는 결과를 끌어내지 못해 2차 중재를 신청한 상태였다.
신 회장은 어펄마의 펀드 청산 의지를 활용해 풋옵션 가격의 협상점을 찾았다. 상환 대금은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서 주식담보대출을 일으켜 마련했다.
어펄마가 실리를 포기하면서 신 회장의 풋옵션 부담은 한층 완화됐다. 현재 FI 가운데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에도 풋옵션 의무를 지고 있는 상태다. 컨소시엄에는 IMM프라이빗에쿼티, EQT파트너스(옛 베어링PEA), 싱가포르투자청 등이 포함돼 있다.
작년 말 ICC 중재판정부는 어피니티 컨소시엄의 청구를 인용해 준 상태다. 신 회장은 풋옵션 감정평가인을 선임하고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EY한영을 선임해 풋옵션 공정가치 평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어펄마의 풋옵션 행사가격이 어피니티 측에도 적용될 개연성은 크지 않다. 어피니티 측은 어펄마와 투자 시차가 5년에 달하며 인수 가격도 다르다. 어피티니 컨소시엄은 주당 24만5000원에 교보생명 지분을 인수했다. 현재까지 24%를 소유한 2대주주를 지키고 있다.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신 회장에게 제안한 풋옵션 행사가는 주당 40만9912원이다. 신 회장이 제시한 풋옵션 가격과 10% 이상 차이가 나면 양측은 제3의 평가기관을 통해 다시 공정가치를 산정해야 한다. 제3의 평가기관은 어피니티가 선임한 외부 기관인 딜로이트안진에서 후보군을 제시할 수 있다.
시장 관계자는 “어펄마는 교보생명 투자 기간이 길어져 정리하고 싶은 유인이 컸던 만큼 어피니티 컨소시엄과 입장이 다르다”라며 “신창재 회장이 어펄마와의 협상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은 크지만 어피니티 측에서 수용할 이유가 없을 것”라고 말했다.
ar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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