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시위와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한국은행은 25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는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이끄는 ‘대미 통상 아웃리치 사절단’은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으로부터 “(기업당) 최소 10억달러(씩)의 투자를 원한다”는 말을 면전에서 들었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한 달이 넘었지만 정상간 통화조차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민간이라도 먼저 나서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오른 방미길에서다. 이같은 국론의 분열, 경제전망의 악화, 정상외교의 공백을 가져온 결정적 계기가 12·3 비상계엄 선포였음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오는 25일 윤 대통령 탄핵 심판 11차 변론을 열고 양측의 종합 변론과 당사자 최종 의견 진술을 듣는다.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이날로 모든 변론이 종결되고 탄핵 심판 절차는 헌재의 선고만 남겨두게 된다. 그동안 국회 측은 계엄 선포가 헌법이 정한 요건 및 절차에 따라 이뤄지지 않았고, 윤 대통령이 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침탈하고 정치인을 체포·구금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은 야권의 고위직 공무원 ‘줄 탄핵’과 예산 삭감 등으로 인해 국정운영이 불가한 국가비상상황이었고 ‘경고성’으로 아무 피해 없이 끝났기 때문에 계엄이 정당했다고 맞서 왔다.
가장 주목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윤 대통령의 최후 진술이다. 직무는 정지됐지만 국민과 국가에 대해 가장 막중한 책임을 진 현직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먼저 분명한 대국민 사과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정당성을 따지기 이전에 ‘계엄선포가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윤 대통령에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계엄이 아니었다면 탄핵 찬·반 대립으로 사회 갈등이 격화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계엄 후 정치적 요인으로 인한 추가적 환율 상승 효과는 30원, 성장률 하락 영향은 0.2%포인트라는 한은의 분석도 있었다. 관세전쟁 대응의 ‘골든타임’에 정상외교가 ‘먹통’이 되는 일은 계엄 이전에 누가 상상이나 했는가.
더 이상 국민 분열을 부추겨서도 안된다. 사법부의 권위를 흔들어서도 안된다. 윤 대통령과 국회는 헌재의 선고가 어떤 결과이든 온전하게 승복하겠다는 뜻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모든 국민이 예외없이 헌재의 판단을 존중하는 것으로부터 무너진 공동체를 복원하고 국난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진심으로 호소해야 한다. 특히 윤 대통령으로선 그것만이 ‘결자해지’의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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