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영천 등 6곳 방문…국힘 이탈 기류 노려

李 “편 가르기 전 유능한 일꾼 판단해달라”

TK 득표율 5%P 이상 올려 ‘30% 목표’

보수정당 출신 권오을(오른쪽)·박창달 전 의원(왼쪽)이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함께 경북 성주군 성주전통시장을 찾아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
보수정당 출신 권오을(오른쪽)·박창달 전 의원(왼쪽)이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함께 경북 성주군 성주전통시장을 찾아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의 ‘불모지’ 대구·경북(TK)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후보는 1박 2일 일정의 ‘영남 신라벨트’ 경청투어 첫날인 9일 경주·영천·칠곡·김천·성주·고령 등 경북의 6개 지역을 누볐다.

민주당은 역대 선거에서 10% 후반에서 20%대 초반 득표에 그쳤던 TK에서 이번만큼은 선전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파면에 이어 최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 간의 단일화 갈등 등에 실망한 국민의힘 텃밭 민심의 이탈 기류를 파고들면 기대할 만하다는 분위기가 흐른다.

이 후보가 당 후보로 확정되자마자 첫 일정으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며 ‘통합’을 강조했던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보수의 전통적 ‘텃밭’이라 민주당에는 ‘불모지’로 꼽히지만, 역설적으로 표 확장 가능성이 큰 일종의 ‘블루오션’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패한 지난 2022년 20대 대선(전국 47.83% 득표)에서 대구에서 21.60%, 경북에서 23.80%를 각각 득표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된 19대 대선(전국 41.08% 득표)에서 대구 21.76%, 경북 21.73%를 각각 얻었으며, 직전 18대 대선(전국 48.02% 득표)에선 대구 19.53%, 경북 18.61%를 득표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16대 대선(전국 48.91% 득표)에서 대구 18.67%, 경북 21.65%를 얻으며 청와대에 입성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15대 대선(전국 40.27% 득표)에서 대구 12.53%, 경북 13.66%를 기록했다.

TK 득표율이 과거에 비해 높아지고는 있으나, 승리한 대선에서조차 TK에선 20% 초반대의 벽을 깨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3차 골목골목 경청투어로 경북지역 방문에 나선 9일 경북 성주군 성주전통시장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3차 골목골목 경청투어로 경북지역 방문에 나선 9일 경북 성주군 성주전통시장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이처럼 TK 표심을 대폭 확보할 수 있으리란 기대 어린 시각과 동시에, TK의 두꺼운 벽을 단번에 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은 일단 ‘TK 30%대 득표율 달성’을 목표로 잡고 지역 당원들을 독려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선거 대비 득표율을 ‘5% 포인트 이상’ 올리고, 전국에서 득표율이 가장 많이 증가하도록 만들겠다는 목표다.

특히 대구의 경우 구체적으로 ‘42만표 득표’(득표율로는 26.31%)를 달성 목표치로 잡았고, 경북 역시 이와 비슷한 선을 염두에 두면서 선거를 준비 중이다.

민주당은 이 후보가 안동 출신이라는 점에서 ‘민주당 첫 TK 후보’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 후보는 김천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북을 찾은 소감을 묻는 말에 “고향이다. 마음이 푸근해지는 느낌”이라며 “표도 좀 많이 나오면 좋겠다”며 지역 연고를 부각했다.

이어 그는 보수·진보를 벗어나 이번엔 자신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하는 데 주력했다. 이 후보는 “경북이 민주당엔 대구만큼이나 어려운 지역인데 우리는 오해를 벗기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며 “이번 대선은 나라의 운명이 걸린 매우 중요한 선거로 ‘네 편 내 편’, ‘색깔’을 따지기 전에 더 나은 삶을 위해 충직하고 유능한 일꾼이 누구인가 잘 판단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경북 국민도 사람을 잘못 뽑으면 삶조차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지난 선거에서 느끼셨을 것”이라며 “더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최대한 노력해 더 설명하고 선택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cham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