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내릴 때 증여하면 세 부담 줄일 수 있어
만약 증여하고도 계속 주식이 빠진다면
증여 신고기한 내 취소하면 ‘세금 제로(0)’
신고기한 지나면 증여세 ‘두 번’ 낼 수도
현금과 부동산, 증여 취소하면 어떻게 될까
주거비, 식비, 교통비 등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우리 삶에 깊이 들어와 있는 지출이 하나 더 있죠. 바로 ‘세금’입니다. 이제는 아파트 한 채만 보유해도 상속세나 증여세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엔 남 얘기 같아도 이웃들의 사례를 읽다 보면 내게도 적용할 수 있는 절세의 힌트를 자연스럽게 얻게 될 거예요. 절세 전문가의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세금 고민을 ‘이왕 낼 세금 상담소(이·세·상)’에서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아들한테 줬던 주식은 증여를 취소하고 주가가 더 빠진 다음에 다시 주는 게 낫겠어.
#. 김사랑(가명) 씨는 최근 갖고 있던 주식(총 2000주)을 아들에게 증여했다. 평소에 주당 30만원을 웃돌던 주식이 증여 당시 25만원선까지 낮아지면서다. 주가가 연일 내리막을 타면서 지금이 ‘절세를 노린 증여의 적기’라고 판단한 것. ‘지금 미리 증여해두면 나중에 주가가 올랐을 때보다 증여세를 덜 낼 수 있겠지.’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주식을 넘긴 뒤에도 주가는 21만원대까지 계속 떨어졌고 사랑 씨는 점점 불안해졌다. ‘지금 줬다면 주식 8000만원 어치(주당 4만원 차이·2000주)에 해당하는 증여세를 아낄 수 있는 거잖아. 일단 증여를 취소하고 주가가 더 떨어졌을 때 다시 주는 게 낫지 않을까?’
증여를 취소할 수 있을지도, 신고 절차를 어떻게 밟아야 할지도 막막하기만 하다. 연일 죽을 쑤는 주가에 증여세 고민까지 떠안게 된 사랑 씨가 해답을 알려줄 세금 전문가 ‘절세미녀’를 찾아갔다.
Q. 아들에게 주식을 넘겼는데 아직 증여세 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증여세를 신고할 때 주식의 ‘증여가액’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A. 매일 시가가 바뀌는 상장주식의 경우, 세법에 따라 증여일을 기준으로 이전·이후 각 2개월 동안 공표된 최종 시가액의 평균액을 시가로 봅니다. 즉, ‘주식을 넘긴 날’을 기준으로 앞뒤 2개월씩, 총 4개월간의 평균 주가로 계산하는 것이죠.
여기서 말하는 증여일은 실제로 주식을 자녀 명의 계좌로 이체한 날을 뜻해요. 만약 일시적으로 주가가 낮아졌을 때 주식을 증여했다면, 평균 주가도 낮아지면서 증여세를 덜 내는 절세 효과를 챙겨볼 수 있습니다. 증여 시점을 잘만 활용하면 증여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이죠.
참고로 시장에서 가격이 공개되지 않는 비상장주식의 경우, 평가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세법에서는 최근 3년간의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3:2로 가중평균해서 주식의 가치를 정합니다. 만약 최근 회사 실적이 나빴다면 순손익가치가 낮아지면서 주식 평가가액이 줄어들고 그만큼 증여세 부담도 줄어들 수 있겠죠.
단, 그 회사가 가진 자산 중 주식이나 부동산 비중이 80%를 넘는 경우엔 순자산가치만으로 평가해야 해요. 이때는 절세효과가 기대보다 줄어들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Q. 주식을 이미 자녀에게 증여했는데 주가가 더 떨어질 것 같아요. 지금이라도 증여를 취소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되면 증여세는 안 내도 되나요?
A. 증여는 증여자와 수증자 간의 계약이기 때문에 당사자 간 합의만 있다면 언제든지 해제할 수 있습니다. 이는 증여계약을 애초에 없었던 것으로 되돌리는 것이지요.
다만, 세금 문제를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수증자가 증여재산을 실제로 받게 되면 세금이 부과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목할 점은 증여세 신고 기한 내(증여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는 세금 없이 증여를 취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3월 18일에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했다면 증여세 신고기한은 6월 30일까지입니다. 이 기간 내에 증여세를 신고하고 납부해야 하죠.
하지만 아직 신고하지 않았고 그 기한 안에 자녀로부터 주식을 다시 돌려받았다면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당초 증여에 대한 세금은 물론 반환에 따른 별도의 세금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Q. 증여한 후에 주가 변동성이 커진다면 이 신고기한을 활용해 대응 전략을 세울 수도 있겠네요.
A. 그렇습니다. 사랑 씨처럼 주가가 더 빠질 것이라고 생각되는 상황이라면 증여세 신고기한 안에 주식을 돌려받고 추후에 주가가 내릴 때 다시 증여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증여일 이후 주가가 급등한다면 증여를 취소해볼 수 있겠죠. 증여일 이후 2개월 주가 흐름도 증여가액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증여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주식을 증여세 신고기한 안에 돌려받고 추후 주가가 안정된 후 다시 증여하는 전략을 활용해볼 수 있습니다.
Q. 만약 증여세 신고기한을 넘긴 7월 이후에서야 증여를 취소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안타깝지만 신고 기한을 넘기면 증여세를 피할 수 없습니다. 돌려주는 시점에 따라 세금이 한 번 또는 두 번 부과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먼저, 신고기한 ‘경과 후 3개월 이내’에 반환받은 경우라면 처음 증여에 대해서만 세금이 부과됩니다. 돌려주는 것(반환)에 대해서는 증여세가 붙지 않지요.
하지만 신고기한 ‘경과 후 3개월 이후’에 반환할 경우 부담은 더 커집니다. 처음 증여뿐만 아니라 돌려주는 것에도 또 한 번 증여세가 부과됩니다. 즉, 증여세를 두 번 내야 하는 만큼 부담이 훨씬 커질 수 있습니다.
Q. 반환 시점별로 세금 부담 차이는 얼마나 날까요?
A. 세금 부담은 언제 주식을 돌려받느냐에 따라 정말 크게 달라져요.
사랑 씨가 아들에게 증여한 주식(총 2000주)을 기준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주당 증여일 이전·이후 각 2개월 평균가는 25만원으로, 전체 증여가액은 5억원이 나옵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증여세는 약 8000만원 수준입니다. 만약 사랑 씨가 이 증여를 그대로 유지했다면, 이 세금은 고스란히 아들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었죠.
그런데 증여 이후에도 주가가 계속 떨어졌고 사랑 씨는 증여를 취소하고 싶어졌습니다. 물론 주식을 신고기한 내에 돌려받았다면 세금은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됩니다. 처음부터 증여가 없었던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신고기한이 지나고 3개월 이내에 반환받았다면 기존에 책정됐던 증여세(8000만원)는 부담해야 합니다. 반환에 대해서만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겠다는 것이죠.
신고기한 경과 후 3개월 이후에 반환한 경우 계산은 복잡해져요. 이때 주가가 떨어져 평균 주가는 21만원(반환일 이전·이후 2개월 평균가)으로 낮아졌고, 주식 가치는 4억2000만원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이 경우, 아들은 당초 증여 시점 기준인 5억원에 대해 8000만원의 증여세를 내야 하고 사랑 씨는 주가가 떨어진 이후 돌려받은 4억2000만원 상당의 주식에 대해 약 6400만원의 증여세를 또 내야 해요.
처음 증여한 것에 대한 세금은 자녀가, 반환분에 대한 세금은 부모가 각각 부담해야 하는 것이죠. 결국 한 집에서 총 1억4000만원 넘는 세금을 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혹시 ‘증여를 다시 취소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든다면, 증여세 신고기한 안에 결정하고 돌려받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걸 꼭 기억해두세요.
Q. 만약 주식이 아닌 현금을 증여한 경우라도 증여를 취소할 수 있나요?
A. 현금 증여는 되돌릴 수 없어요. 이미 2016년 대법원에서도 금전에 대한 증여는 취소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즉, 부모가 자녀에게 현금을 증여하고 나중에 다시 돌려받더라도 세법에서는 이것을 ‘한 번 더 증여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처음 줄 때도, 다시 받을 때도 각각 증여세가 부과됩니다.
현금은 증여하는 순간 세금이 확정되는 자산이니 ‘일단 줬다가 나중에 다시 돌려받자’는 식의 전략은 통하지 않아요. 그래서 현금을 증여할 땐, 더 신중해야합니다.
Q. 만약 부동산 증여도 취소가 가능할까요? 이미 낸 취득세는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해요.
A. 부동산도 주식과 마찬가지로 증여세 신고기한을 넘기지 않았다면 세금 없이 증여를 취소할 수 있어요. 그런데 여기서 꼭 주의해야 할 부분이 하나 있어요. 바로 취득세입니다.
부동산을 증여받으면, 수증자(받는 사람)는 부동산을 취득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취득세를 신고하고 납부해야 해요. 문제는 이 취득세는 나중에 증여를 취소해도 돌려받을 수 없다는 점이에요.
즉, 사랑 씨가 자녀에게 아파트를 증여한 뒤 곧바로 증여를 취소했더라도 이미 낸 취득세는 환급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동산의 경우, ‘일단 줬다가 집값 상황 봐서 취소해야지’하는 식으로 접근했다간 예상치 못한 세금 손해를 볼 수 있어요.
증여 자체는 취소할 수 있어도 취득세는 끝까지 따라온다는 점을 기억해두세요.
[유혜림 기자 / 호지영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세무컨설팅팀]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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