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5개년 국정운영 청사진이 13일 공표됐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 아래 123개 국정과제를 담았다. 개헌부터 검찰·국방개혁,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지역·계층 간 불평등 해소까지 새 정부의 개혁 의지를 담은 내용들로 빼곡하게 체워졌다. 경제성장 전략으로는 AI 대전환과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등을 통한 잠재성장률 3% 상향과 코스피 5000 시대 도약을 내걸었다. 10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와 40조원 규모의 벤처투자 기금을 조성해 미래 먹거리에 전폭적인 투자를 하는 한편으로 국민의 삶을 돌보는 기본사회,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는 복지 강화 등 더불어 잘살기 위한 분배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5개년 국정운영 청사진이 ‘장밋빛 설계도’에 그치지 않으려면 재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국정기획위원회는 국정 과제 이행을 위해 총 210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AI 3대 강국 25조원, 지역 균형 성장 15조원, 복지 강화 24조원 등이다. 정부는 세입 확충으로 94조원, 지출 효율화로 116조원을 조달한다지만 산출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앞서 정부는 올해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법인세·증권거래세·대주주 주식 양도소득세·교육세 등을 인상해 5년간 35조6000억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지만 94조원에 한참 못 미친다. 모자란 부분은 적자국채 발행을 통해 메울 소지가 크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열린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에서 “가을에 쌀 한 가마니 수확할 수 있으면 당연히 지금 씨앗을 빌려 뿌려야 되는 것 아니냐”며 대규모 국채 발행을 시사했다. 이미 올해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지난해 말 국내총생산(GDP) 대비 46%였던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말 49%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국가채무비율이 마지노선인 50%선을 넘어가면 국제신용등급과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국채금리가 오르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가계와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에 부담을 전가하지 않고 세수를 확충하는 정공법은 경제성장률 높이기 뿐이다. 정부는 세입 기반 확충→투자 확대→경제 성장→세수 증대를 기대하나 지금은 관세전쟁 후폭풍으로 실행하기 어려운 구조다. 대신 감세로 기업 투자 확대→경제 성장→세수 증대를 꾀하는 과단성이 필요하다. 잠재성장률이 1%대로 추락한 한국경제의 위기를 타개하려면 기업의 혁신성장 지원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매년 10조원 안팎의 법인세를 내던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더 많아져야 나라 곳간을 채울 수 있다. ‘3·3·5’ 비전 (AI 3대 강국·잠재성장률 3%·국력 5강) 달성에 주력하면 나머지 국정과제들은 술술 풀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