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임대수익 챙기고 종부세 낮추려면
‘합산배제’ 제도 활용하면 1주택자 효과
지자체·세무서 2곳 모두 임대사업자 등록
9월 16일~30일 합산배제 신고까지 해야
단기임대라면 6년 이상 유지하고
임대료 증액이 연 5% 이내로 제한해야
주거비, 식비, 교통비 등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우리 삶에 깊이 들어와 있는 지출이 하나 더 있죠. 바로 ‘세금’입니다. 이제는 아파트 한 채만 보유해도 상속세나 증여세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엔 남 얘기 같아도 이웃들의 사례를 읽다 보면 내게도 적용할 수 있는 절세의 힌트를 자연스럽게 얻게 될 거예요. 절세 전문가의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세금 고민을 ‘이왕 낼 세금 상담소(이·세·상)’에서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월세 소득 벌겠다고 나섰다가 종부세로 다 토해내는 건 아닐까 걱정됩니다.”
#.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50대 나세상 씨는 15억원 상당의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은퇴 준비자다. 최근 노후 대비용으로 아파트 인근에 3억원짜리 빌라를 한 채 더 매입했는데, 매달 70만원의 월세 소득을 기대하니 마음이 든든하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빌라 구입으로 인해 내년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종부세는 얼마나 나올지, 절세 방법은 없는지 고민 끝에 세상 씨가 세무 전문가 ‘국세언니’를 찾아 종부세를 5배 정도 아낄 수 있는 설루션을 들어 보았다.
Q. 노후 생활비 좀 벌어보겠다고 빌라 한 채 더 샀는데, 자칫하면 세금으로 월세 수익 다 날아가는 거 아닌가요? 종부세 부담 확 늘어날까 봐 걱정이에요.
A. 꼭 그런 건 아닙니다. 기존 주택에 추가 매입한 주택이 ‘합산배제 요건’을 충족하는지에 따라 종부세 부담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쉽게 말해, 합산배제란 해당 주택을 종부세 계산에서 ‘없는 셈 치는’ 제도입니다. 이 조건을 만족하면 사실상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죠.
요즘처럼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주택 보유세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는 이 ‘합산배제 제도’에 관심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특히 빌라를 매입해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고 이 제도를 활용하려는 분들이 많아졌죠.
빌라를 한 채 더 샀을 때 종부세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나눠볼 수 있어요.
① 합산배제 대상이 아닌 경우 : 빌라가 일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기존 아파트와 새로 산 빌라가 모두 종부세 계산에 포함돼요.
이렇게 되면 ‘1세대 1주택자’ 혜택(공제 12억원)이 사라지고 다주택자로 분류돼 공제금액이 9억원으로 낮아지죠. 당연히 종부세 부담이 늘 수밖에 없습니다.
② 합산배제 대상인 경우 : 반대로 요건을 잘 맞추면 빌라는 종부세 계산에서 제외돼요. 즉, 아파트 한 채만 가진 것처럼 취급받아서 종부세가 추가로 부과되지 않습니다. 임대 수익은 그대로 챙기면서 세금 걱정은 줄일 수 있는 거죠.
Q. 종부세 합산배제 여부에 따라 세금이 그렇게 많이 달라지나요?
A. 생각보다 차이가 큽니다. 세상 씨처럼 은퇴 준비하면서 소형 빌라를 추가로 매입한 경우를 기준으로 비교해볼게요.
우선 빌라가 합산배제 요건을 충족해 종부세에서 제외되는 경우, 세상 씨는 ‘1세대 1주택자’로 인정받습니다. 이 경우 비조정대상지역인 성동구 아파트에는 공제금액 12억원이 적용되고, 과세표준은 약 1억8960만원이 산출됩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0.5% 세율을 적용하면 재산세 공제 전 종부세는 약 94만8000원 수준이 되며 장기보유공제 등을 반영한 납부세액은 약 58만원 정도로 줄어듭니다.
반면, 빌라가 합산배제 대상이 되지 않아 종부세 계산에 포함되는 경우 상황은 크게 달라집니다. 아파트 15억원과 빌라 3억원, 총 18억원을 기준으로 종부세를 계산해야 해요.
이렇게 다주택자로 분류되면 공제금액은 9억원으로 줄어들고 과세표준은 약 5억4960만원으로 훌쩍 뜁니다. 0.7% 세율을 적용하면서 종부세는 약 327만원에 달하게 되죠. 여기에 재산세를 공제하더라도 납부세액은 약 284만원으로 커집니다.
결국 두 경우의 세금 차이는 무려 226만원에 이릅니다. 5배나 차이가 나죠. 한 달 월세 수익이 7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몇 달치 임대 수익이 세금으로 사라질 수도 있는 셈이죠.
Q. 종부세 합산배제를 받으려면 어떤 등록 절차를 밟아야 하나요?
A. 먼저 지자체와 세무서 양쪽 모두에 등록을 완료해야 합니다.
과세기준일(6월 1일) 당시 임대주택 소재지나 본인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에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고, 동시에 세무서에도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을 마쳐야 합니다. 두 기관 중 하나라도 누락되면 합산배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한 가지 구제책이 있습니다.
6월 1일 이전에 이미 임대를 시작한 상태라면 그해 9월 30일까지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마치면 합산배제를 적용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즉, 임대는 먼저 시작하고 등록이 늦어진 경우라도 일정 기간 내 요건을 충족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죠. 합산배제를 받기 위해서는 등록 시기와 기관 모두 신경써야 합니다.
Q. 임대사업자로 등록만 하면 자동으로 종부세 합산배제 혜택을 적용받는 건가요?
A. 많은 분들이 ‘임대사업자로 등록만 하면 종부세 합산배제 혜택을 자동으로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단순 등록만으로는 부족하고 법에서 정한 요건을 꼼꼼히 충족해야만 합산배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먼저, 공시가격 요건을 살펴봐야 합니다. 수도권의 경우 공시가격 6억원 이하, 비수도권은 3억원 이하 주택만 합산배제가 가능해요. 다만, 2025년 6월 4일 이후 단기임대주택으로 새롭게 등록하는 경우에는 기준이 더 까다로워져 수도권은 4억원, 비수도권은 2억원 이하만 가능합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건 임대 의무기간입니다. 장기임대주택이라면 2020년 8월 18일 이후 등록한 경우 10년 이상 임대를 유지해야 합니다. 다만, 그 이전에 등록한 경우에는 8년(2020년 8월 17일 이전) 또는 5년(2020년 4월 2일 이전)만으로도 요건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단기임대주택은 원래는 4년만 채우면 됐지만, 역시 2025년 6월 4일 이후 등록분부터는 최소 6년 이상 임대를 해야 합니다. 만약 이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면, 그동안 감면받았던 세금과 이자를 추징당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임대료 증액 제한 규정을 지켜야 합니다. 임대료는 연 5% 이내에서만 올릴 수 있고 1년 안에 재차 올리는 것도 금지되어 있어요. 이 규정을 위반하면, 과거 감면받은 세금을 다시 내야 할 뿐만 아니라 위반한 해와 다음 해 두 해 동안은 합산배제 혜택도 받을 수 없습니다.
단, 의무임대 기간을 모두 충족한 뒤에는 증액 제한을 어겼더라도 과거 감면 세액을 다시 낼 필요는 없습니다.
세상 씨처럼 소형 빌라를 추가로 매입한 경우, 먼저 지자체와 세무서에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뒤 ①빌라의 공시가격이 수도권 기준 4억원 이하인지 확인하고 ②임대 기간을 최소 6년 이상 유지할 계획을 세우며 ③임대료는 매년 5% 이내로만 조정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를 잘 지킨다면, 종부세 부담을 크게 줄이고 안정적인 노후 수익도 함께 챙길 수 있겠죠.
Q. 종부세 합산배제에서 제외되는 주택은 어떤 경우인가요?
A. 종부세 합산배제 제도가 모든 임대주택에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법 개정으로 인해 특정 조건에 해당하는 주택은 합산배제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매입과 등록 전에 꼼꼼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먼저 주의해야 할 경우는 조정대상지역에서 취득한 주택입니다. 이미 1주택 이상을 보유한 상태에서 2018년 9월 14일 이후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을 추가로 취득했다면, 아무리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더라도 합산배제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즉, 이미 주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추가 매입할 경우에는 종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합산배제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죠.
두 번째는 2020년 7월 11일 이후 등록한 아파트입니다. 이날 이후부터는 아파트에 대해서는 장기일반민간임대 등록 자체가 금지됐기 때문에 아파트는 현재 임대사업자 등록이 불가능해요. 따라서 합산배제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즉, 소형 아파트를 추가로 사서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종부세 혜택을 받으려는 계획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단기임대를 장기임대로 전환한 주택입니다. 과거 단기민간임대로 등록돼 있던 주택을 2020년 7월 11일 이후 장기일반민간임대로 전환한 경우, 해당 주택도 합산배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결론적으로, 종부세 합산배제 적용 여부는 ①주택이 조정대상지역에 있는지 ②2020년 7월 11일 이후 취득했거나 등록한 아파트인지 ③단기임대에서 장기로 바뀐 주택인지를 따져봐야 해요.
이 세 가지 요건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합산배제 혜택은 적용되지 않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Q. 빌라가 재개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위치해 있는데, 만약 재개발이 시작되어 단기임대 요건인 6년 임대 기간을 채우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종부세 합산배제 탈락이나 불이익이 있을까 걱정입니다.
A. 원칙적으로는 임대사업자가 종부세 합산배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의무 임대기간을 반드시 채워야 합니다. 장기임대의 경우 10년 이상, 단기임대는 6년 이상 유지해야 하는데요,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그동안 감면받았던 세금과 이에 대한 이자까지 추징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원칙에도 예외는 존재합니다. 특정한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 감면 혜택을 유지하거나 임대기간을 이어서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임대사업자가 사망하거나 ▷임차인이 나가고 나서 일정 기간 공실이 발생한 경우 ▷천재지변·강제수용 같은 불가항력적인 사유 ▷세상 씨의 경우처럼 재개발이나 재건축으로 주택이 멸실되는 경우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특히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주택이 멸실되었다면, 새로 지어진 주택에서 임대를 다시 시작할 수 있고, 기존에 임대한 기간과 합산하여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단, 이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해진 절차와 기한을 지켜야 합니다. 새 아파트가 준공된 뒤 6개월 이내에 임대를 개시해야 하고, 주택 멸실 허가 후 최초로 도래하는 과세기준일이 속한 해의 합산배제 신고 기간(매년 9월 16~30일)에 신청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 절차를 지키면 불이익 없이 계속해서 합산배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반대로 이를 놓치고 신고하지 않거나 새로 지어진 주택에서 임대를 제때 시작하지 않으면, 그동안 감면받았던 세금과 이자를 전액 추징당할 수 있습니다.
재개발로 인해 임대기간을 채우지 못하게 되더라도 제도적인 구제 방법은 있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정해진 요건과 시기를 정확히 지켜야만 불이익을 피할 수 있습니다.
Q. 재개발 가능성을 고려하면 6년 단기민간임대주택을 신청하는 게 유리하겠네요. 종부세 합산배제는 언제, 어떻게 신고해야 하나요?
A. 종부세 합산배제를 받으려면 매년 정해진 기간 내에 신고를 완료해야만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신고 기간은 매년 9월 16일부터 30일까지입니다. 이 기간 동안 ‘임대주택 합산배제(변동)신고서’를 작성해 관할 세무서에 제출해야 합니다.
민간임대주택의 경우에는 종합부동산세법 시행규칙 별지 제2호 서식을 사용하면 되며 서식은 홈택스나 국세청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반가운 점은 이 신고를 매년 반복해서 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최초 신고 시에 요건을 충족하고 등록 사항에 변동이 없다면 이후에는 별도로 다시 신고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합산배제가 계속 적용됩니다. 처음 한 번만 제대로 준비하면 꾸준한 절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은퇴 후를 대비해 빌라 한 채를 더 마련한 경우에도 무작정 세금이 늘어나는 건 아니니 걱정하지 마세요. ‘합산배제 요건’을 정확히 이해하고 신고 시기와 방법만 잘 챙긴다면 임대수익은 챙기면서도 종부세 부담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유혜림 기자 / 김혜리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세무컨설팅팀 세무전문가]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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