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전자상거래업체 쿠팡에 대해 정부와 국회, 소비자들의 압박이 전방위로 거세지고 있다. 경찰은 9일 서울 송파구 본사에 대한 고강도 압수수색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쿠팡을 언급하며 경제적 불법 행위 기업에 대한 과태료 현실화와 공정거래위원회 강제조사권 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청문회를 17일에 실시하기로 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00만명 이상 고객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매출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소비자들의 집단소송은 쿠팡 한국 법인 뿐 아니라 미국 본사(쿠팡 아이엔씨)를 상대로도 추진되고 있다. 쿠팡 이용자 감소 추세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움직임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미온적이거나 책임회피식의 태도를 보여온 쿠팡에 응분의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쿠팡의 실질적 지배자인 김범석 의장에 대한 책임론이 크게 확산하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지난 2일 국회 과방위에 출석한 박대준 쿠팡 대표는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김 의장의 사과 의향을 묻는 의원 질의에 “한국 법인에서 제 책임하에서 벌어진 일로 제가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쿠팡아이엔씨(Inc.)는 지난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한 분기 보고서에서 “우리는 한국 소매 시장과 기타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하는 소매업체를 소유하고 운영한다”며 “최고운영의사결정자는 우리의 최고경영자(CEO)”라고 적었다. 쿠팡아이엔씨의 CEO는 김 의장이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을 5개월이나 늦게 인지한 것은 물론, 사태 확인 후에도 ‘유출’을 ‘노출’로 이용자에게 안내했다. 사과문도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서 하루 만에 내리고 재차 올린 안내문은 광고성 문구로 링크가 걸리는 등 불성실한 대처도 지탄을 받았다. 회원 탈퇴 과정이 복잡한 것도 문제가 됐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지난 6일 기준 쿠팡 일간 이용자는 역대 최대였던 지난 1일보다 200만명 넘게 줄었다고 한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지난 1일 보고서에서 “쿠팡이 경쟁자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한국 고객은 데이터 유출에 대해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는데, 쿠팡 스스로가 이같은 인식에 기반해 이번 사태 뿐 아니라 노동자 사망사고, 입점 수수료 문제 등에 대처해온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또다시 ‘어물쩍’ 넘기려는 행태를 보일지 모든 국민이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쿠팡은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