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SBS 공무원이라고 불린다. 데뷔작 ‘신의’부터 ‘피노키오’, ‘너를 사랑한 시간’, ‘육룡이 나르샤’에 이어 ‘닥터스’까지 윤균상의 필모그래피에 오른 작품들은 죄다 SBS 드라마다. “명예사원증 주실 줄 알았는데 안 주시더라고요.(웃음)”
데뷔는 2012년이었지만, ‘피노키오’로 얼굴을 알린 이후 불과 2년 만에 윤균상은 놀랍도록 성장했다. 아버지 죽음에 대한 아픔을 품고 살인자가 됐던 얼굴(피노키오)은 금세 천진한 짝사랑으로 여성 시청자를 사로잡은 순정남(닥터스)이 됏다. 드라마를 마친 윤균상을 최근 서울 이태원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살면서 이태원은 너댓번 밖에 안 와봤다”고 한다.
“정말 2년 동안 쉴새없이 촬영을 했어요. ‘육룡이 나르샤’를 끝낸 이후 많이 아팠어요 함께 했던 사람들과의 헤어짐이 아쉽고, 즐거운 현장의 분위기를 벗어나 있으려니 많이 외롭더라고요. 지금도 그래요. 어떻게 하면 덜 아파하며 지낼 수 있을까 대비하고 있어요.”
‘닥터스’의 윤균상은 또 한 번 새로운 옷이었다. 신경외과 전문의 정윤도는 부족함 없이 자라 때로는 까칠하다. 사랑 앞에선 아이처럼 천진하고 실수투성이가 되는 모습이 배우 윤균상을 새롭게 만들었다. 짝사랑은 이미 많은 드라마를 통해 다양한 색깔로 그려졌다. 애절했고, 시기 질투가 난무했다. 그러다 못된 짓을 하기도 했다. 정윤도의 짝사랑은 쿨했다. 깨끗하게 물러나 상대를 응원했고, 그들의 ‘꽃길’을 함께 했다.
“삼각관계에서 밀려난 사람의 이상적인 모습이었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멋지고 쿨하게 사랑할 수 있다는 점을 배웠어요. 사랑에 빠진 서브남은 다른 누군가와 사랑하며 해피엔딩으로 가지만, 혼자의 길을 가는 결말도 쿨하고 멋지더라고요. 아…근데 저라면 그렇게 못 할 것 같아요. 미련이 남아 보는 것도 힘들 것 같아요. 현실의 윤균상은 정윤도 같은 사랑은 절대 못하죠.(웃음)”
그토록 까칠했던 의사가 사랑 앞에서 횡설수설하고 주춤하는 모습이 다채로운 정윤도를 만들었다. 입을 삐죽이다가 쿨하게 그려낸 사랑의 방식이 여성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그 덕에 드라마가 회당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장면들엔 윤균상이 있었다.
“하하. 몰랐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세 번쯤이었나. 근데 그 장면들이 다 (박) 신혜랑 붙은 장면이에요. 가장 편했던 사람과 해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온거죠.”
짧은 시간동안 수편의 드라마를 만나며 윤균상은 매작품 성장을 거듭했다. “지금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배우는 죽을 때까지 성장하니까요.” 출연작마다 흥행을 놓치지 않았고, 매번 새로운 옷을 통해 다른 매력을 꺼내보였다. “배우가 연기를 잘 하는 건 사실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하지만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건 저 혼자의 공은 아니었어요. 매 씬마다 붙는 배우들과의 소통 덕붙이었죠. 드라마를 촬영할 때 저한테 현장 분위기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친해지고 편해져야 연기도 자연스러워지고요.”
모델로 시작해 대학에선 뮤지컬을 전공하고, 연극 무대의 매력에 빠져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한 때는 아버지의 반대도 있었지만, 이젠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군이다. 지금은 “오래 쉬면 뭘 해야할지 몰라”, “현장은 너무나 힘들지만 해냈다는 성취감 때문에 일하는게 행복하다”고 한다.
“서른을 느낄 틈도 없이 서른이 됐어요. 나이를 빨리 먹고 싶어요. 나이만큼 제 경험이 쌓이면 연기도 달라질 테니까요. 배우에겐 경험이 실력이고, 내용이잖아요. 그래서 나이를 먹는게 좋아요. 언젠가는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지금은 끊임없이 의심하고 배우는 중이에요.”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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