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일부터 증권당국은 주당 1000원 미만의 종목에 대해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를 할 수 있는 ‘증시 정상화’ 정책을 펴고 있다. 일부 중견기업들은 상폐를 막기 위해 액면병합 등 주가 부양책을 펴고 있다. [연합]
지난 7월 1일부터 증권당국은 주당 1000원 미만의 종목에 대해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를 할 수 있는 ‘증시 정상화’ 정책을 펴고 있다. 일부 중견기업들은 상폐를 막기 위해 액면병합 등 주가 부양책을 펴고 있다. [연합]

1000원 미만 30거래일 땐 관리종목…90거래일 내 회복 못하면 상폐

에넥스·대교·한국제지·아이스크림에듀 등 1000원선 안팎서 흔들

삼전·하닉 중심 랠리 속 중소형주는 소외…시총 기준 압박도 커져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증시 랠리 뒤편에서 중소·중견 상장사들의 ‘동전주’ 퇴출 압박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반도체 대형주로 수급이 몰리는 사이, 가구·교육·제지 등 전통 업종 중소형주는 주가 1000원선을 지키지 못하거나 시가총액 기준선에 바짝 붙은 종목이 잇따르고 있다.

10일 중기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1일부터 주가 1000원 미만 종목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이 새로 적용되고 있다. 30거래일 연속 주가가 1000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1000원 이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최종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액면병합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더라도 병합 후 액면가에 미달하면 요건에 포함된다.

현 주가가 이어질 경우 관리종목 지정 카운트에 들어가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가구업체 에넥스는 지난 9일 종가 기준 930원을 기록하고 있다. 시가총액도 110억원 수준으로 유가증권시장 시총 기준인 300억원에 못 미친다. 주가와 시총 요건을 동시에 의식해야 하는 셈이다.

교육업체 대교도 주당 가격이 1000원 이하 주식이다. 대교는 지난 9일 962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대교는 지난 1일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0원으로 높이는 주식병합 결정을 공시했다. 임시주주총회는 8월 3일 열릴 예정이고, 매매거래정지 기간을 거쳐 9월 10일 거래가 재개될 예정이다. 대교 관계자는 “본업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 투자자와의 소통 확대를 통해 중장기적인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지업종에서도 부담이 커졌다. 한국제지는 최근 500원대에 주가에 머물고 있다. 한창제지는 주가가 2000원대 중반으로 동전주 요건에는 걸리지 않지만, 시가총액이 300억원 초반대에 머물러 있다. 주가가 소폭만 밀려도 유가증권시장 시총 기준선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

코스닥 교육주 아이스크림에듀도 위험권으로 분류된다. 아이스크림에듀는 최근 800원대 후반에서 거래되고 있고, 시가총액도 10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코스닥 시총 기준은 7월 1일부터 200억원으로 높아졌다. 주가 1000원 미만과 시총 200억원 미만이 동시에 부담이 되는 구조다.

시멘트·건자재업체 동양은 액면병합을 통해 1000원선 방어에 나섰다. 동양은 지난달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식 액면병합 안건을 승인했다. 주당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0원으로 높이는 내용이다. 동양의 주가는 액면병합 전 500원대에 머물렀다. 병합 이후 거래가 재개됐을 때 주가가 액면가를 안정적으로 웃도는지가 관건이다.

한솔홈데코도 경계선에 있다. 한솔홈데코는 주가는 1000원 이상이지만 시가총액이 300억원선 안팎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30거래일 연속 시총 기준에 미달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회복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로 이어질 수 있다.

상장폐지 가능성이 큰 일부 업체에선 상폐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릴 수는 없다. 본업 경쟁력을 키우고 주주들과의 소통을 넓혀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주가가 너무 낮은 상태라 내부에서도 대응 보다는 ‘어쩔 수 없다’는 기류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