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마스가 기대감 고조

현지 관련 법안 통과는 답보

쉽스법 등 핵심 법안 美 국회 계류 중

“대통령이 나서라” 美 의회 항의도

[챗GPT를 이용해 제작한 이미지]
[챗GPT를 이용해 제작한 이미지]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대미투자펀드 운용 기구가 출범하는 등 국내에서 마스가(MASGA) 협력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지만, 막상 최대 관건인 ‘현지 규제 완화’는 1년째 제자리 걸음인 상태다. 업계에선 미국 예산 집행 권한을 쥐고 있는 의회 입법 지연이 한미 협력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쉽스법·존스법 폐지법, 작년 발의 후 계류 지속

현재 미국 의회에 발의된 한미조선협력 관련 주요 법안은 ▷미국의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업과 항만시설법(SHIPS for America Act·이하 쉽스법) ▷존스법(Jones Act) 폐지하는 내용의 미국의 수역 개방 법안(Open America‘s Waters Act·이하 존스법 폐지 법안)이다.

두 법안 모두 미국 조선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쉽스법은 미국 조선업 부활을 위한 세제 혜택 및 투자 인센티브, 외국 건조 선박의 미국 내 운항 허용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존스법 폐지안은 보다 직접적으로 한국 업체 진출과 연결돼 있다. 미국에서 건조하고, 미국 국적이며, 미국 시민이 소유한 선박만 미국 내 항구를 오갈 수 있도록 하는 규제를 폐지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에서 미국 군함을 건조하는 사업이 가능해진다.

다만 두 법안은 모두 지난해 미국 의회에서 각각 발의됐음에도 현재까지 계류돼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한미조선협력과 관련해 미국 행정부와 국회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행정부가 발표하는 정책은 어디까지나 의회 승인을 거쳐 예산을 확보해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지난 2월 ‘해양 행동 계획(MAP)’을 발표한 직후 월스트리트저널이 “대부분의 제안은 의회 승인과 예산 확보를 필요로 한다“고 지적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대통령 직접 나서라” 답답한 美 의원 트럼프 저격

대통령실이 지난해 공개한 ‘마스가(MASGA)‘ 기념 모자. [연합]
대통령실이 지난해 공개한 ‘마스가(MASGA)‘ 기념 모자. [연합]

이에 최근 미국 의회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쉽스법을 공동 발의한 토드 영 미국 공화당 의원은 지난 3일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이 법안(쉽스법)을 최우선 입법 과제로 삼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안 통과를 위해선 대통령이 연단에 서서 직접 나서거나, 적어도 트루스 소셜(Truth Social·트럼프 대통령의 자체 SNS)을 통해 그러한 의사를 밝혀야 하지만, 현재로선 그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토드 영 의원은 올해 초 인터뷰에서도 “중간선거를 앞둔 6월 말 이전에 쉽스법 표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가 언급한 중간선거란 2년마다 열리는 총선으로, 미국 하원 435석과 상원 100석 중 33~34석을 선출한다. 하반기로 접어든 후엔 의원들이 선거 운동에 들어가면서 법안이 그대로 폐기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존스법 폐지 반대도 커져…의원들 트럼프에 서한까지

미국해양파트너십(AMP)가 발표한 올해 미국 존스법 임시 면제 영향 관련 보고서 일부.
미국해양파트너십(AMP)가 발표한 올해 미국 존스법 임시 면제 영향 관련 보고서 일부.

존스법 폐지를 둘러싼 현지 반발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존스법 폐지 반대 측은 주로 현지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업계 관계자들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선 미국 공화당도 반대로 돌아섰다. 미국은 현재 이란과의 전쟁 이후 3개월 동안 존스법을 면제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외국 국적 선박은 미국 항구로 들어올 수 없지만, 전쟁으로 에너지 수급 공급망이 불안해지자 임시로 빗장을 푼 것이다.

공화당 의원들이 들고 일어선 명분은 ‘안보’다. 행정부가 당초 8월로 예정됐던 존스법 면제 종료 시점을 미루는 방안을 추진하자, 이들은 즉각 반대 입장을 냈다. 미국 공화당 52명은 지난 1일(현지시간) 트럼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강력한 해양 산업 기반은 국가 경제와 안보에 필수적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미국 수로가 외국 선박에 악용되는 것을 막는 가장 강력한 방패는 존스법”이라고 강조했다. 존스법 폐지가 곧 외국 업체들의 미국 해양 산업 장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미국 현지 업계도 비슷한 반응이다. 미국 현지 조선 단체인 미국해양파트너십(American Maritime Partnership·AMP)는 지난달 보고서를 내고, 존스법 면제 기간 미국 조선업이 크게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AMP에 따르면 존스법 면제 이후 미국 시장에 들어온 중국 건조 선박은 전체 시장의 23.1%, 중국 소유 선박 18.5%P 달한다. AMP는 그러면서 “이번 면제 조치가 미국 화물을 외국 선박으로 넘기고 있다”고 밝혔다.


k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