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AI 스피커에 애정을 표현한 남편 때문에 아내가 집을 나간 사연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1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서는 AI 스피커 때문에 부부 갈등을 겪고 있다는 40대 남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자녀 없이 맞벌이 생활을 하고 있는 A씨는 평소 AI 스피커를 자주 사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날씨를 묻거나 음악을 재생하는 것은 물론, 음성 명령만으로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어 생활이 훨씬 편리해졌다고 한다.

특히 A는 “자잘한 부탁에도 ‘네, 주인님. 알겠습니다’라고 늘 상냥하게 대답해 주니 괜히 기분까지 좋아진다”고 했다.

하지만 아내는 남편이 AI 스피커를 지나치게 아끼는 모습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A씨는 평소 길에서 강아지를 예뻐하는 모습을 보고도 질투했던 아내가 이제는 AI 스피커에게까지 질투를 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다 얼마 전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노래를 AI 스피커가 찾아주자 사달이 났다.

A씨는 AI 스피커에게 “너 진짜 똑똑하다. 고마워. 사랑해”라고 말했고, 이에 AI 스피커는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기뻐요”라고 응답했다.

이를 들은 아내는 곧바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아내는 “내가 여기 있는데 AI한테 사랑한다고 하냐”며 “걔가 밥을 해주냐, 옷을 다려주냐. 노래 찾아주고 날씨 알려주는 건 지나가는 사람도 다 해준다”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러나 A씨는 “원하는 걸 척척 알아주니까 고마워서 하는 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이어 AI 스피커를 향해 “너무 서운해하지 말렴”이라고 말했고, AI는 “주인님, 서운하지 않습니다”라고 답했다.

이 말을 들은 아내는 결국 “천생연분이다. 내가 빠져줄 테니 둘이 살림 차려라”라고 말한 뒤 집을 나갔다.

A씨는 “살아있는 생명체도 아닌 AI에까지 질투하는 아내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제가 너무 무심했던 것이냐”고 고민을 털어놨다.

사연을 접한 전문가들은 갈등의 본질이 AI가 아니라 부부 사이의 감정이라고 진단했다.

최형진 평론가는 “요즘 AI에 고민을 털어놓거나 위로받으면서 실제로 이런 부부싸움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아내가 서운했던 이유는 AI 자체 때문이 아니라 자신에게는 무심하면서 AI에게는 다정하게 대하는 남편의 태도 때문일 수 있다. 상대적으로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남편이 다소 무심했던 부분은 있지만 AI 때문에 집을 나간 아내의 반응도 다소 과했다”며 “아내 역시 기계와 현실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etter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