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대 부산시의회 전반기 강무길 의장 인터뷰
“전재수 시장 ‘해양수도 부산 완성’에 초당적 협력”
북항 돔구장 “3조대 사업비, 민간투자 유치 의문”
민생100일조치 “알짜기업 먹거리 유치가 더 시급”
“부산 미래정책, 소신 있게 추진하는 의장 되겠다”
[헤럴드경제(부산)=정형기 기자] 민선 9기 부산시의회 강무길 의장은 취임 2주 만에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보름간(14~28일)의 임시회를 치러내고 있다. 지난 21일 헤럴드경제와 부산시의회 집무실에서 만난 강 의장은 “하루하루가 전쟁 같다”는 말로 취임소감을 대신했다.
1991년 이후 35년만에 여소야대가 된 이번 제10대 부산시의회는 원 구성부터 진통을 겪었다. 37석 국민의힘이 주도한 상임위원회 구성은 마무리됐지만, 더불민주당 몫 제2부의장 자리는 여전히 공석이다. 전재수 시장이 당선인 시절 “상임위원장을 배분해 주면 좋겠다. 의전용 부의장직을 받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언급한 것이 발단이 됐다.
강 의장은 “그 부분 사과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민주당 의원 11명이 있는 만큼 22일까지 부의장을 선임해달라 요청했지만 성사 여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의회의 77%가 국민의힘인 만큼 협치해서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형준 전 시장이 추진해온 15분 도시, 퐁피두 분관 유치 등 기존 정책을 새 집행부가 일방적으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임시회 초반 제2부의장 대신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자리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는 게 강 의장 설명이다. 제2부의장을 민주당이 가져가는 문제는 “이번 주 안에 답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8대 의회 당시 민주당이 6석에 불과했을 때도 제2부의장 자리를 배정받았던 전례를 들며 소수정당 몫의 부의장 자리가 갖는 협치의 의미를 강조했다.
전재수 시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해양수도 부산 완성’ 구상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기 1년의 해양신공항발전특별위원회는 지난 14일 채창섭 위원장을 비롯한 9명 위원 선임을 마치고 활동에 들어갔다. 강 의장은 가덕신공항의 명칭을 ‘부산국제공항’으로 바꾸자는 시민사회의 제안에도 공감을 표했다.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 등 신산업 인프라 유치를 위한 기업유치특별위원회(류도희 위원장)도 함께 가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 의장은 ‘북항 돔구장 건축’과 ‘사직야구장 재건축’을 둘러싼 이중투자 논란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폈다. 그는 “돔구장 사업비가 인수위 시절 추산된 1조3000억원에서 최근 3조원대로 불어났다”며 “그 규모의 민간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반면 사직구장 재건축은 국비 299억원을 확보해 2031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고, 안전문제와도 직결된 사업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북항 부지에는 부산의 미래 관광·문화 인프라를 세계적 기업 유치와 연계해 순차적으로 검토해도 늦지 않다”며 두 사업이 양자택일의 문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당선인 시절 “총사업비 1조3000억원 중 부지 대금 6300억원은 부산항만공사가 사업에 참여해 지분을 받는 방식으로 해결하고, 나머지 6700억원은 민간투자 등으로 충당하겠다”던 전재수 시장 구상에 대해서도 “사업비 자체가 재검토되고 있는 만큼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전재수 시장의 취임 1호 결재인 ‘민생 100일 비상조치’에 대해서는 취지는 공감하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강 의장은 “기존에 해오던 지원책들을 모아 재원을 마련한 것으로, 포인트 지급이나 이자 경감 같은 단기처방에 가깝다”며 “‘물고기를 주기보다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말처럼 알짜 기업과 미래 먹거리를 유치하는 근본 대책이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청년 지원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단기일자리 지원이 오히려 잦은 이직과 실업급여 의존을 낳고 있다”며 제도설계를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반도체 특화단지를 호남권으로 결정한 것을 두고도 “기업들이 내건 조건은 결국 ‘인프라가 갖춰지면 간다’는 것”이라며 “전력망 등 인프라가 이미 갖춰진 부울경에 더 과감한 투자가 집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허브도시법과 산업은행 부산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산업은행법 조문 하나만 바꾸면 문현금융단지가 완성될 수 있는데 답을 두고 돌아가려 하니 자꾸 대안이 등장하면서 시간만 흘러가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며 국회에 조속한 입법을 촉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재수 시장이 대안으로 거론한 동남투자공사 구상에 대해서는 직접 평가를 유보했다.
최근 발족한 ‘부울경광역통합특별위원회’에는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강 의장은 “9대 의회 때는 부산·울산·경남 세 곳 단체장이 모두 국민의힘이었는데도 통합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지금은 경남만 국민의힘이고 부산과 울산은 민주당이어서 여건이 더 어렵다”고 진단했다. 7대 의회 시절 서병수 전 시장이 추진했던 중구·서구·동구·영도구 등 원도심 통합이 단체장 자리 축소 문제로 무산됐던 사례를 들며 정치적 이해관계가 통합논의의 최대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 의장은 “고 안상영 전 부산시장을 존경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울대 토목공학과 출신으로 35년 전 도시고속도로와 광안대교, 신공항 등 굵직한 인프라 사업을 이끌었던 안 전 시장처럼, 건축사 출신이자 도시계획학 박사인 자신도 부산의 다음 35년을 준비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그는 “부산 청년들이 졸업 후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서울로 떠나는 현실을 바꾸려면 택지를 개발해 기업에게 분양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미국처럼 부지를 장기 무상임대하고 세제혜택을 주는 과감한 기업유치 정책이 필요하다”며 “자리를 지키기보다 부산의 미래를 위해 소신있게 정책을 추진하는 의장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kaf20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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