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후 금융위 “늦지 않게 대책 발표”

비거주 1주택 규제 관련 예외방침 가시화

대출 총량관리 기조 유지, ‘핀셋 완화’ 유력

기존 대출 구조조정 등 전문가 제언도 검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3일 주재한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주택금융과 관련한 규제 완화 요구가 잇따르자 금융위원회가 주요 의견 검토에 착수했다. 사진은 서울 도심 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헤럴드DB]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3일 주재한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주택금융과 관련한 규제 완화 요구가 잇따르자 금융위원회가 주요 의견 검토에 착수했다. 사진은 서울 도심 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은희·서상혁 기자] 금융위원회가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제기된 국민 의견을 포함한 종합적인 주택금융 대책을 마련해 조만간 발표하기로 했다.

연초부터 지적해 온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은 강화하되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에 한해 핀셋형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는 유지하되 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집단·이주비 대출 문제에 대해선 대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전날 열린 내부 회의에서 토론회 논의 현안을 개략적으로 살핀 것으로 전해진다. 토론회에서는 대출 총량관리와 규제 기준선을 비롯해 전세대출, 집단·이주비 대출 등 시장과 직결된 핵심 이슈가 대거 수면 위로 올랐는데 대체로 완화해달라는 주문이 이어졌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들은 모두 검토할 예정”이라며 “다수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도 제시한 이슈인 만큼 종합적으로 살핀 뒤 늦지 않게 대책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의 정책 테이블에서 가장 속도감 있게 추진될 과제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규제로 손꼽힌다. 이는 이 대통령이 연초부터 대응 의지를 보여온 문제인데 전날 토론회에서도 전세대출을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유발·집값 폭등의 주원인’으로 지목하며 규제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했다.

금융위는 그간 수도권·규제지역 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공적 보증을 원천 차단하는 등의 세부방안을 숙고해 왔다. 최근에는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이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에서 비거주 1주택자 규제와 관련해 “금융위 안이 있다”고 밝힌 만큼 관련 규제 강화 조치는 향후 발표될 종합 대책을 통해 조속히 현실화될 전망이다.

특히 비거주 1주택자 규제의 쟁점이 됐던 예외 기준에 대해선 윤곽이 명확해진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토론회에서 직장 이동, 자녀 교육, 질병 치료 등 사유가 있는 경우 ‘거주용’으로 판단해 예외를 인정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금융위는 정밀한 가이드라인을 정립해 실수요자 피해를 차단할 방침이다.

이번 토론 과정에서 국민적 요구가 컸던 대출 총량관리 및 대출한도 기준 완화에 대해선 금융당국이 기본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대출 문턱을 낮출 경우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고 생산적 금융 전환이라는 기조와도 상충된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최근 빚투(빚내서 투자) 여파로 급증한 가계대출 증가세에 불을 붙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미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5일 기준 649조6612억원으로 금융당국이 정한 목표치를 3500억원가량 초과했다.

그러나 취약계층에 한정한 핀셋형 미세 조정은 유력하게 검토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이 토론회에서 무주택 서민과 청년, 신혼부부 등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실수요자에 대한 핀셋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거듭 역설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대출 총량관리의 큰 틀은 유지하되 청년·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는 규제를 소폭 완화하는 등 유연성을 발휘하는 방안을 종합 대책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집단대출, 이주비대출 문제에 대한 해결안을 찾는 것도 금융위에 주어진 과제다.

일단 이 대통령은 집단대출을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는 한 시민의 요구와 관련해 금융위에 점검을 직접 지시했다.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규제 방안 발표 전 입주자모집공고가 나간 사업장에 대해서는 총량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이러한 사례가 전국에 얼마나 있는지 조사 중이다.

이주비대출과 관련해선 실거주자에 한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올리는 등의 조건부 상향안이 언급된다. 재건축·재개발 대상 주택의 경우 감정평가액이 높지 않아 현행 LTV 40%를 적용할 경우 공사 기간 거주할 전셋집을 구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 밖에 기존 대출 구조조정,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 도입 등 전문가 제언도 폭넓게 검토한다.

이광수 유튜브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토론회에서 “지금 대출규제가 이뤄지면 신규 대출자에게만 적용한다. 기존에 대출받아 집을 산 사람은 집값이 많이 올랐는데 그들에 대한 규제는 없다”고 지적하며 “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기대출자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새로운 발상”이라며 “같은 문제의식이 있다”고 언급했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제안한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은 대출금리 외에 경제 리스크 관리부담금을 차주에게 추가로 부과하는 ‘세금’ 성격의 비용으로, 고신용자나 고액 주택담보대출 차주에게 부과하는 제도다. 예컨대 10억원 규모의 주담대에 대해서는 1000만원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식이다. 부담금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취약계층 주거 지원에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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