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멍게 양식 방식 해조류에 접목…200m당 5.6t 생산
기존 방식보다 완도 1.9배·기장 2.8배…블루카본 확대 기대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어장을 넓히지 않고도 미역과 다시마 생산량을 기존 양식 방식보다 두 배 이상 늘릴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바닷속 수직 공간을 활용해 해조류를 고밀도로 기르는 방식으로, 현장 실증에서는 200m당 약 5.6톤(t)을 생산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양식 해조류의 생산량을 기존 방식보다 최대 두 배 이상 늘릴 수 있는 고밀도 ‘연승수하식’ 양식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기존 해조류 양식에는 수평으로 길게 설치한 줄에 미역이나 다시마를 기르는 연승식이 주로 활용됐다. 갯벌 침전물과 오염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지만 대규모로 설치하면 선박 항로를 방해할 수 있어 양식 공간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었다.
KIOST는 김남길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와 함께 굴과 멍게 양식에 사용하던 연승수하식을 해조류 양식에 접목했다. 200m 길이의 수평 로프인 연승에 3m 길이의 수직 로프인 수하연을 1m 간격으로 늘어뜨리고, 어린 해조류가 붙은 씨줄을 각 수하연에 감아 기르는 방식이다.
수평 면적을 추가로 확보하지 않고 바닷속 수직 공간을 활용해 단위 면적당 양식 밀도를 높인 것이 핵심이다. 양식장이 포화된 해역에서도 기존 어장을 활용해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의미다.
로프에는 지름 20㎜ 이상의 폴리프로필렌(PP) 소재를 적용했다. 폴리프로필렌은 부식과 부패에 강하면서 가볍고 원료 가격이 낮아 해양 환경에서 내구성을 높이고 유지·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수하연이 물속에서 엉키거나 꼬이는 것을 막기 위해 하부에도 연승과 고정추를 설치했다. 상·하부 연승의 간격을 유지하는 금속 지지대도 50m마다 배치해 빠른 유속이나 높은 파도에도 시설이 유실되거나 손상되지 않도록 했다.
현장 실증은 KIOST 통영해상실증기지가 있는 경남 통영 해역에서 미역과 다시마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3m 길이 수하연을 상부와 중부, 하부로 나눠 생산량을 측정한 결과 1m당 평균 생산량은 상부 12.11㎏, 중부 8.29㎏, 하부 7.78㎏으로 집계됐다.
수하연 한 줄의 총생산량은 28.18㎏이었다. 이를 200m 길이 양식시설로 환산하면 생산량은 약 5.6t에 달했다.
지역 어업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존 연승식의 200m당 생산량은 전남 완도가 약 3t, 부산 기장이 약 2t이었다. 이번 기술의 생산량은 완도보다 1.9배, 기장보다 2.8배 많은 수준이다.
생산성 향상은 어업인 소득뿐 아니라 탄소중립 대응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KIOST는 기대했다. 해조류는 몸체 전체를 통해 바닷물 속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며 생장 주기가 짧아 수확과 재생산을 매년 반복할 수 있다. 양식 생산량과 면적이 늘어나면 해조류를 활용한 탄소흡수 기반도 함께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제사회에서도 해조류를 새로운 블루카본 자원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KIOST는 해조류와 갯벌, 조하대 퇴적물의 탄소흡수량이 향후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반영될 가능성에 대비해 관련 기술의 활용 가치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해조류는 차세대 블루카본 자원일 뿐 아니라 해양 생태계 회복과 어업인 소득 증대, 고부가가치 산업 창출을 동시에 이끌 수 있는 전략자원”이라며 “해조류의 생산성과 활용 가치를 높여 탄소중립 시대의 지속가능한 해양수산 자원 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adast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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