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자회사 지분 50% 초과분 유동화

지분 매각대금 3조5000억원 예상

90% 성장사업·10% 주주환원

리튬 생산능력 10만톤까지 확대 추진

4년 뒤 리튬 이익으로 배당 확대 구상

AI 데이터센터·ESS 철강 새 수요처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2일 열린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제공]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2일 열린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포스코홀딩스가 상장 자회사 지분 매각으로 확보할 자금의 90%를 리튬을 비롯한 신성장 사업에 다시 투입한다. 나머지 10%는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해 지분 매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배당 감소를 보완한다. 철강과 상장 자회사 중심의 수익 구조를 고수익 자원 사업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포스코홀딩스는 30일 열린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상장 자회사 지분 매각대금을 약 3조5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이달 2일 열린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2027년 말까지 보유 중인 상장 자회사 지분을 경영권 확보 마지노선인 50% 수준만 남기고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은 유지하면서 필요 이상으로 보유한 지분을 현금화해 지주회사 할인 요인을 줄이고, 2028년까지 예정된 16조7000억원 규모의 미래 성장 투자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지분율이 70.71%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약 20%포인트가 잠재적인 유동화 대상으로 거론된다.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된 자금 중 90%인 약 3조1500억원은 리튬 등 포스코홀딩스가 직접 운영하는 성장 사업에 재투자한다. 나머지 10%인 약 3500억원은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방식으로 주주에게 환원할 계획이다.

김승준 포스코홀딩스 재무IR본부장은 “상장 자회사 매각대금의 90%는 리튬 등 홀딩스가 직접 운영하는 중복 상장 할인 요인이 없는 고수익 성장 사업에 재투자하고, 10%는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주에게 환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옴브레무에르토 염호에 있는 포스코아르헨티나 리튬 데모플랜트 [포스코그룹 제공]
아르헨티나 옴브레무에르토 염호에 있는 포스코아르헨티나 리튬 데모플랜트 [포스코그룹 제공]

자사주 3500억 소각…4년치 배당 감소 보전

포스코홀딩스의 주주환원 정책이 지배주주 순이익의 35~40%인 점을 고려하면 연간 배당 감소액은 약 800억원으로 계산된다. 자사주 매입·소각에 배정한 3500억원은 약 4년치 배당 감소분을 한꺼번에 보완하는 규모다.

김 본부장은 “상장 자회사 지분 매각으로 지배주주 순이익이 연간 약 2000억원 줄고, 이에 따라 배당은 매년 약 8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며 “주주환원 금액 3500억원은 약 4년간의 배당 감소분을 일시에 보전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4년 이후에는 리튬 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배당 여력을 다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아르헨티나 염수리튬 3·4단계 사업에 투자할 경우 공장 건설과 가동률 상승 기간을 포함해 약 4년 뒤부터 본격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리튬 가격이 톤당 2만달러 수준을 유지할 경우 염수리튬 사업에서 40%대 중반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리튬 염호 [포스코홀딩스 제공]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리튬 염호 [포스코홀딩스 제공]

아르헨티나 리튬 10만톤 체제…내년 말 투자 결정

리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후속 투자도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아르헨티나 염수리튬 생산능력을 현재 추진 중인 1·2단계 5만톤에 3·4단계 5만톤을 더해 총 10만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다만 3·4단계 사업의 최종 생산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광석리튬 추가 증설에 대해서는 시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광석리튬은 원료인 스포듀민 가격과 완제품인 수산화리튬 가격 사이의 격차가 수익성을 좌우하는 만큼 시장 상황을 우선 확인하겠다는 판단이다.

이성원 포스코홀딩스 에너지소재투자실장은 “광석리튬 사업 확장은 리튬 시황과 고객사 여건, 완성차 업체를 포함한 파트너사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목표 시점은 내년 말이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 포스코 포항제철소 고로2기에서 붉은 쇳물이 힘차게 솟아 나오고 있다. 포항=임세준 기자
경북 포항 포스코 포항제철소 고로2기에서 붉은 쇳물이 힘차게 솟아 나오고 있다. 포항=임세준 기자

오버행 최소화해 지분 유동화…비핵심 자산도 정리

지분 매각의 구체적인 대상과 시기,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대규모 지분이 시장에 풀릴 경우 주가에 부담을 주는 ‘오버행’ 우려가 있는 만큼 시장 수급과 주가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택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홀딩스는 비핵심·저수익 자산 정리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12건의 구조개편을 통해 4754억원을 확보했으며, 2024년 이후 누적으로는 85건을 정리해 2조2000억원의 현금을 창출했다.

리튬 4분기 ‘레벨업’…철강은 900만톤 최대 생산

단기적으로 리튬 사업은 3분기 잠시 숨을 고른 뒤 4분기부터 다시 수익성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포스코아르헨티나는 남반구 겨울철 염수 증발량 감소와 설비 교체 영향으로 3분기 생산량이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승준 포스코홀딩스 재무IR본부장은 “3분기에는 흑자 폭이 일시적으로 다소 주춤할 수 있다”면서도 “4분기부터 풀 생산 체제로 가동되고 인증 제품 판매가 본격화되면 영업이익이 의미 있는 규모로 레벨업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인증 제품은 약 1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인증 제품 비중이 높아질수록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 부문도 생산 확대를 통해 3분기 추가적인 실적 개선을 노린다. 포스코는 열연 설비 대수리를 마치고 특별한 보수 일정도 없어 3분기 조강 생산량을 약 900만톤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최근 51% 수준까지 낮아졌던 내수 판매 비중도 2분기 55.5%로 높아졌다.

경기도 평택항에 쌓여 있는 철강 제품 모습. 이상섭 기자
경기도 평택항에 쌓여 있는 철강 제품 모습. 이상섭 기자

AI 데이터센터·ESS, 철강 새 수요처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력망도 철강의 새로운 수요처로 낙점했다. 데이터센터가 대형화하면서 철근·콘크리트 중심의 기존 건축 방식보다 후판을 활용한 강구조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글로벌 무역장벽에는 고수익 고객과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대응한다. 유럽연합(EU)은 철강 수입 총쿼터를 기존보다 47% 줄였다. 포스코의 EU 판매 물량은 연도별로 차이가 있지만 전체 수출의 10~15%를 차지한다.

송윤영 포스코 통상실장은 “EU 내 고수익 전략 고객사를 중심으로 국가 쿼터를 우선 소진하고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 공용 쿼터도 추가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불가피한 판매 감소분은 내수와 수익 확보에 유리한 제3시장으로 전환해 최대한 만회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광양제철소에서 열린 전기로 준공식에서 정인화(왼쪽부터) 광양시장, 김태균 전남도의장, 권향엽 국회의원, 김민석 국무총리,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김성호 포스코노동조합 위원장, 이희근 포스코 사장, 박성현 광양시장 당선인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지난달 17일 광양제철소에서 열린 전기로 준공식에서 정인화(왼쪽부터) 광양시장, 김태균 전남도의장, 권향엽 국회의원, 김민석 국무총리,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김성호 포스코노동조합 위원장, 이희근 포스코 사장, 박성현 광양시장 당선인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광양 전기로 가동…탄소저감 고급강 확대

광양제철소 신규 전기로도 하반기 실적의 주요 변수다. 포스코는 지난 6월 연산 250만톤 규모의 전기로를 가동하고 탄소저감 철강재 생산에 들어갔다. 초기에는 전기로에서 녹인 쇳물과 고로 쇳물을 섞는 ‘합탕’ 방식으로 일반강을 생산하면서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 등 고급강 생산 기술을 단계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탄소저감 제품의 판로 확보도 병행한다. 홍준영 포스코 무역통상실장은 “탄소저감 강재를 요구하는 글로벌 완성차와 풍력에너지 고객사를 대상으로 올해 안에 제품 승인을 위한 테스트재를 공급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전기로 가동률을 점진적으로 끌어올리면서 생산과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탄소저감 철강재에 대한 국제 표준과 가격 프리미엄이 아직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점은 과제로 꼽았다.


kwat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