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경찰들 “순환근무제는 연좌제” 거센 반발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정부가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지역 유착을 근절하겠다며 순환근무제 확대 도입을 추진하자 경찰 내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일선 경찰관들의 성토는 정부 정책뿐 아니라 경찰 지휘부를 향하고 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31일 광주지검 정문 앞에서 ‘경찰 수뇌부의 일선 경찰에 책임 전가식 순환인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직협은 기자회견에 앞서 낸 성명서에서 “경찰 지휘부가 장윤기 사건을 빌미로 전국 단위 강제 순환보직을 추진하는 건 올바른 개혁이 아니다”라며 “이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직협은 경찰 지휘부를 겨냥해 “국가수사본부의 수사 지휘는 적절했는지 현장 간부들은 왜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지 못했는지 규명해야 한다”며 “경찰청은 국수본의 지휘와 사건 처리 과정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했다. 이어 “책임은 책임 있는 자가 지는 것”이라며 “지휘부는 하위직 경찰관들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즉각 사퇴하라”고 했다.
또 직협은 “아직 장윤기 사건에 대한 사실 관계와 형사 책임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선 경찰들을 범죄 은폐 세력으로 단정하고 있다”면서 “수사 중인 경찰관들에 대한 여론 재판과 피의사실 공표를 중단하라”고도 했다.
경찰 내부망 폴넷에도 장윤기 사건의 책임을 경찰 지휘부가 져야 한다며 사퇴를 촉구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경찰관은 “지휘부가 장윤기 사건의 책임을 순환근무제라는 이름으로 일선 직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지휘부가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적었다. 또 다른 경찰관은 순환근무제 강화 방침에 대해 “사기가 떨어진다”며 “장윤기 사건은 분명 잘못됐지만 조직 전체를 부패 경찰로 몰아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찰 지휘부가 정부의 순환근무제 정책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시내 한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은 “직무대행이 조직의 수장이라면 순환근무제를 온몸으로 막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하위직 순환근무가 어떻게 해결책이 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16일 경찰의 은폐가 드러난 장윤기 사건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순환인사제를 전면 도입해 경찰의 연고지 유착을 끊어내겠다고 했다. 윤 장관은 “당시 장윤기 사건 수사팀의 고의적인 짬짜미, 봐주기 수사 정황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며 “부실·암장 수사로 무너져 내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경찰 내부 비리를 척결하고 수사 시스템을 철저히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ar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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