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사회연구원 월간지 보건복지포럼 7월호 ‘초고령사회 장사 정책 및 제도개선 방안’ 보고서

경기도 소재의 한 화장장 내 모니터에 화장 현황이 표시되고 있는 모습[연합]
경기도 소재의 한 화장장 내 모니터에 화장 현황이 표시되고 있는 모습[연합]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장례 시 화장률이 94%를 보이며 화장이 보편적인 장례 문화로 자리를 잡았지만 제도는 그만큼 개선되지 못해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보건사회연구원 월간지 보건복지포럼 ‘초고령사회 장사 정책 및 제도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매장률은 6%에 불과하고 화장률은 9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나 불의의 사고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 등에만 화장하던 관행으로 1993년 화장률은 19.1%에 불과했지만, 매장 묘지의 국토 잠식 등 비효율성 초래, 묘지 구입에 따른 경제적 비용 증가, 보건위생상의 문제 등으로 점차 화장률이 증가했다.

2005년 화장률이 52.6%, 매장률이 47.4%로, 화장률이 매장률을 처음 앞서면서 장례문화도 전환기를 맞았다.

이처럼 장례 문화에서 화장이 보편화했지만 장사 정책과 제도는 여전히 전통적인 매장 중심에 머물러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화장 수요 증가를 고려해 효율적이고 탄력적으로 정책∙제도를 운용해야 하지만, 아직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화장문화 정착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이 미흡하다”며 “화장시설이 없는 지역에서는 화장시설이 있는 인근지역으로 이동해 화장할 수밖에 없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전국에 화장시설은 62곳으로, 인구 밀집도가 높은 수도권에 7곳이 모여 있어 화장 수급 불균형 현상은 심각하다. 화장 방식을 선택했지만 화장시설이 부족해 제때 화장을 못 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화장하는 ‘원정 화장’도 발생하고 있다.

화장시설이 부족한 것은 주민 인식과도 무관치 않다. 최근 일부 지방정부에서 공설 화장시설 설치와 관련해 지역 주민의 반발로 사업이 중단·지연되는 상황은 화장시설을 기피시설로 보는 주민 인식이 반영돼 있다.

보고서는 또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보건위생상의 위해 방지, 공공복지 증진을 위해 장사시설을 설치할 때는 관련 법령에 적합하게 사전·사후에 신고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도 “현실은 제도와의 괴리가 심해 관련 법령을 위반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 묘지나 가족묘지 등을 설치할 때는 설치 지역 지방정부에 신고하거나 허가를 받아야 함에도 이런 행정행위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결국 개인 묘지나 가족묘지는 대부분 불법적인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장사 정책 개선 방향으로 중앙부처와 지방정부의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현재는 중앙정부가 모든 장사 업무를 총괄하고 지방정부가 장사 관련 법률을 적용·시행하고 있지만, 앞으로 중앙에서는 기본 정책과 제도의 방향·방침만 정하고, 대부분 지방정부에 위임해 장사 시설의 설치 기준 등에 관한 세부적인 규정들을 지역 여건에 따라 달리 정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화장 시설 확충, 국가와 공인된 공공기관에서 장사시설 평가 등을 통해 결과를 공개하는 장사시설 인증 제도 도입, 장사문화와 시설에 대한 인식 전환 추진, 장사시설의 현대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