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잔고 37조→ 28조원 급감

개인 코스피 순매수세도 크게 감소

‘빚투 후폭풍’ 7월 반대매매 8700억

악성 매물 정리 뒤 코스피 반등 주목

소위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잔인한 7월’을 8조원 넘게 지나면서 급감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 열풍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주식시장에 자금이 쏠리고, 빚투에 레버리지 투자 등이 광풍 수준으로 몰아쳤지만, 급등락이 반복되면서 공격적 투자 열기가 식어가는 기류이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8조9350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1일(37조3393억원)보다 8조4043억원 감소한 규모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8303.41에서 6595.45로 20.6%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가 하루 만에 17.9% 급등한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에도 투자자들은 빚을 내기보다 신용거래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이날 하루에만 3조2181억원 급감했다.

올 상반기 코스피 시장에서 약 100조원 순매수하며 공격적 투자에 나섰던 개인들도 최근 매수세가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개인 순매수 규모는 약 5조4000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투자자예탁금도 104조원대로 줄며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증시 대기자금도 둔화했다.

주가가 급락한 시가총액 상위주 중심으로 신용거래융자도 빠르게 줄었다. 시장을 주도했던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대형주를 중심으로 빚을 내 투자하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약화한 것이다. 지난달 삼성전자 주가가 20%, SK하이닉스도 주가가 35% 안팎 하락하면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각각 약 19%, 11%씩 감소했다. 주가 하락폭이 40%대 안팎인 삼성전기(-47.7%)와 SK스퀘어(-38.8%) 역시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각각 14.9%, 35.7% 감소했다.

과도한 빚투 열풍에 따른 후폭풍도 거세다. 급락장의 여파로 실제 강제 청산도 늘었다. 지난달 위탁매매 반대매매 금액은 누적 870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30일 1038억원, 31일 1220억원으로 월말 이틀 연속 1000억원을 웃돌며 지난달 9일(1422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30일 8.6%, 31일 7.1%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8월 들어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열풍도 식고 있는 흐름이다. 7월 31일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기본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상향한 이후 관련 ETF 거래대금은 2거래일 연속 급감했다.

지난달 30일 12조4000억원에 달했던 거래대금은 시행 첫날인 31일 3조원대로 줄어든 데 이어, 3일에는 1조2000억원대로 다시 감소했다. 개인 투자자들도 주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서 순매도로 돌아서며 공격적인 레버리지 투자에서 한발 물러섰다.

증권가는 이 같은 흐름이 최근 시장에 축적된 과도한 투자 열기가 상당부분 해소되는 과정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총은 상장 직후 수준까지 감소했다”며 “지난달 기준 삼성전자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 지수 편입 비중은 글로벌 경쟁사인 TSMC보다 9%포인트 낮아 2015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과도한 비중 축소가 진행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에 대한 극단적인 매도 압력도 정점을 지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 역시 최근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하며 “최근 급락은 주로 기술적 요인에 따른 것이었고, 레버리지 ETF와 헤지펀드, 개인 신용거래 청산은 이미 중반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이어 “쏠림과 레버리지가 급격히 해소된 이후 코스피는 목표치인 9000선까지 36%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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