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경사와 딸 송지윤양. [충북경찰청 제공]
이현주 경사와 딸 송지윤양. [충북경찰청 제공]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급성뇌출혈로 어린 딸을 떠나보낸 한 경찰관이 생전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6년째 모발을 기부하고 있어 울림을 주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충북경찰청 과학수사계 소속 이현주(42) 경사다. 그의 딸 송지윤 양은 2023년 7월 열한 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지윤 양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등교했지만, 학교에서 급성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치료 끝에 숨졌다.

이 경사는 깊은 슬픔 속에서도 딸과의 약속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다.

평소 이웃을 돕는 일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2021년 언론 보도를 통해 기부받은 머리카락으로 가발을 만드는 곳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홉살이던 지윤 양과 함께 모발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먼저 머리를 기른 이 경사는 같은 해 8월 약 37㎝의 머리카락을 ‘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운동(어머나) 운동본부’에 기부했다. 당시 딸은 머리 길이가 짧아 함께 기부하지 못했지만, 다음 기부 때는 꼭 함께하자며 머리카락을 기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두 번째 모발 기부를 한 달 앞두고 예상치 못한 비극이 찾아왔다.

지윤 양이 학교에서 급성뇌출혈로 갑자기 쓰러진 것이다. 딸은 어렵게 기른 머리카락을 모두 밀고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이 경사는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홀로 머리카락을 길렀고, 2023년과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머리카락을 기부했다. 지금까지 이 경사가 기부한 머리카락의 길이는 110㎝에 달한다.

머리카락을 기르는 동안 불편한 점도 많았지만, 그는 딸과의 약속을 떠올리며 단 한 번도 포기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경사는 “지윤이와 한 약속을 끝까지 지키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기부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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