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
1심 징역 3년 이어 2심도
법원 “최소한의 책임 보이지 않아”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채해병 순직 사건의 책임자로 지목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3부(부장 전지원·김인겸·서지용)는 7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를 받은 임 전 사단장의 2심에서 이같이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박상현 전 해병대 7여단장과 최진규 전 포11대대장에겐 각각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들 역시 1심과 같은 형량을 선고받았다.
2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공통된 양형(처벌 정도)사유로 “수심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본적인 안전장비조차 구비받지 못한 상태로 해병대원들을 재난현장에 투입시켰다”며 “지휘관들로서 마땅히 통제해야 할 위험 방지 의무를 소홀히 한 결과 피해 대원이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고 당시 급류에 휩쓸린 다른 대원들이 만약 탈출하지 못했다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엄중한 법적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에 대해선 “사단장으로서 부대원들의 생명과 안전을 살펴야 하는데 이러한 책임을 소홀히 했다”며 “사고 발생 이후 지휘관으로서 보여야 할 최소한의 책임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에겐 책임이 없다는 논리를 주지하며 정황 증거를 은폐하려고 했다”며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유족은 임 전 사단장이 가장 큰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했다.
임 전 사단장 등은 지난 2023년 7월 경북 예천군 인근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실종자 수색 작전 중 해병대원들이 안전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채 허리 깊이의 수중 수색을 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결과, 채사병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채해병 특별검사팀(이명현 특별검사)은 지난 7월 열린 2심 결심 공판에서 “임 전 사단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당시 특검팀은 “피고인들은 수사 초기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하급 지휘관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작전통제권을 위반한 개입이 지휘계통에 혼선을 초래하고 안전 공백을 만들 때 그 결과를 온몸으로 감당한 건 채수근 대원을 비롯한 현장의 해병대원들이었다”고 질타했다.
반면 임 전 사단장 측은 “꼼꼼히 수색하라는 것은 수중 수색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범람하는 곳에 가라고 지시할 이유가 없다. 무릎까지 강물에 들어가는 것이 임 전 사단장의 지시인 것처럼 전파됐고 지금까지 오해가 널리 퍼져있다”며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했다.
임 전 사단장 본인은 최후진술에서 “사고 이후부터 변함없이 모든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고인과 유가족, 피해자에 사죄하는 마음과 선처하는 마음으로 두 번에 걸쳐 사의를 표명했다”고 읍소했다.
당시 법정에 나온 채해병의 어머니는 “임 전 사단장이 끝까지 책임을 회피하고 죄를 부인하고 있다”며 “부하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뻔뻔함까지 보이고 있다. 이제라도 억울하게 죽은 제 아들을 위로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1심은 징역 3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20세였던 채해병은 해병대 입대 4개월 만에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며 “부모는 30대 후반 시험관으로 힘겹게 얻은 아들을 떠나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상급자들의 무리한 지시에 있다”며 “지휘관들에게 중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notstr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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