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급락에 삼성·SK 시총 375조원 감소

반도체 숨 고르기 속 방산·원전 관련 그룹은 강세

코스피가 전장보다 37.61포인트(0.60%) 내린 6,258.77에 장을 마친 7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
코스피가 전장보다 37.61포인트(0.60%) 내린 6,258.77에 장을 마친 7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8월 들어 반도체 대형주가 급락하면서 삼성과 SK그룹 시가총액이 약 375조원 감소했다. 시가총액 상위 10대 그룹 가운데 시가총액이 줄어든 곳은 삼성과 SK 두 곳뿐이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그룹 시가총액은 지난달 31일보다 198조2251억원(9.45%) 감소한 1900조4303억원을 기록했다. SK그룹도 같은 기간 176조6396억원(11.82%) 줄어든 1317조7195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그룹 시가총액 감소액은 합산 374조8647억원에 달했다.

그룹 시가총액 감소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핵심 반도체 계열사 주가 하락이 직격탄이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종가 대비 12.0%, SK하이닉스는 17.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5.3%)의 두 배 이상 낙폭을 기록하며 그룹 전체 기업가치를 끌어내렸다.

반도체 투자심리가 빠르게 식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생산 확대 기대가 커지면서 앞으로 메모리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졌고, 미국 AI 반도체주 약세까지 겹치며 국내 반도체주에도 매도세가 이어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우려한 건 중국 업체가 당장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따라잡았다는 게 아니다. 앞으로 메모리를 더 많이 생산할 수 있게 되면 공급이 늘고, 결국 메모리 가격이 지금처럼 계속 오르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우려가 반도체주 전반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고 말했다.

주가가 급락하는 과정에서는 레버리지 ETF도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주가 빠지면서 레버리지 ETF도 비중을 맞추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계속 팔 수밖에 없었다”며 “이런 매도가 다시 주가를 흔드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변동성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방산과 원전 관련 그룹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상 최대 실적과 해외 방산 수출 기대가,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 사업 확대 기대가 각각 그룹 시가총액 증가를 이끌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은 아직 끝난 사이클이 아니다. 하반기에도 폴란드와 이집트, 호주로 나가는 물량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실적 성장세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원전은 기대만 하는 단계가 아니라 실제 계약이 하나씩 진행되는 구간이다. 하반기에도 신규 수주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런 흐름이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에 집중됐던 투자자금이 다른 업종으로 옮겨가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상반기에는 반도체가 증시를 이끌었지만 최근에는 방산과 원전, 전력기기처럼 실적이 뒷받침되는 업종으로 관심이 넓어지는 모습이다.

설태현 DB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는 반도체만 올랐다면 지금은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며 “반도체가 쉬어가는 사이 다른 업종으로도 자금이 움직이고 있다. 이런 장에서는 시장 전체보다 어떤 종목을 고르느냐가 더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kace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