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2024년 귀속 자료 분석
10억원 초과 근로소득 실효세율 37.7%…양도차익은 26.2%
3억~5억원 구간도 근로 28.2%·양도 20.0%로 격차
“노동소득·자산소득 과세 형평성 재검토해야”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고소득 근로자가 실제 부담하는 소득세율이 같은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부동산 등 자산 양도소득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세율 45%가 적용되는 10억원 초과 구간에서는 근로소득 실효세율이 양도소득보다 약 12%포인트 높았다. 노동으로 벌어들인 소득과 자산을 처분해 얻은 소득 사이의 세 부담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김남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24 귀속연도 양도소득세·근로소득세 과세표준 구간별 신고 현황’에 따르면 소득세 최고세율 45%를 적용받는 과표 10억원 초과 구간의 근로소득 실효세율은 37.7%로 집계됐다.
전체 근로소득자 2108만명 가운데 최고세율 45%가 적용되는 10억원 초과 구간은 4557명이었다. 이들의 총급여는 9조6358억원, 결정세액은 3조6295억원이었다.
반면 같은 해 양도소득세 신고 현황을 보면 최고세율 45%가 적용되는 과표 10억원 초과 구간의 실효세율은 26.2%로 추산됐다. 근로소득 실효세율보다 11.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전체 양도세 신고 97만4337건 가운데 최고세율 45%가 적용되는 구간은 7581건이었다. 이들의 양도가액은 172조2112억원, 양도차익은 31조7396억원이었다. 취득가액과 필요경비 등을 뺀 양도차익 대비 결정세액 8조3224억원을 기준으로 실효세율을 계산했다.
최고세율 구간뿐 아니라 그 아래 고소득 구간에서도 근로소득과 양도소득 간 세 부담 격차가 확인됐다. 소득세율 40%가 적용되는 과표 3억원 초과~5억원 이하 구간의 근로소득 실효세율은 28.2%였지만 양도소득 실효세율은 20.0%에 머물렀다. 격차는 8.2%포인트다.
연도별로 비교해도 격차는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근로소득세와 양도소득세 최고세율 구간의 실효세율 차이는 2021년 11.5%포인트에서 2023년 12.4%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 같은 차이는 근로소득과 양도소득의 과세 방식이 다른 데서 비롯된다. 근로소득세는 노동의 대가로 지급되는 급여에 부과되는 반면 양도소득세는 부동산 등 자산을 처분하면서 발생한 차익을 대상으로 한다. 각종 공제와 필요경비 인정 범위, 과세 방식 등이 달라 같은 명목세율을 적용받더라도 실제 세 부담에는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세수 규모에서도 근로소득세의 비중이 크다. 2024년 기준 전체 소득세수 117조4000억원 가운데 근로소득세수는 61조원으로 52%를 차지했다. 같은 해 자산 양도에 부과된 양도소득세수는 16조7000억원으로 전체 소득세수의 14.2% 수준이었다.
정부가 최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예정대로 종료하기로 하면서 노동소득과 자산소득 간 과세 형평성 문제도 다시 부각될 전망이다. 정부는 2026년 5월 10일부터 다주택자의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 양도에 대해 중과세율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다만 2026년 5월 9일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한 경우 지역에 따라 일정 기간 중과 적용을 유예한다.
김 의원은 “땀 흘려 번 노동소득과 자산가격 상승으로 얻은 차익 사이에 지나친 세 부담 격차가 존재한다면 이를 바로잡는 것이 조세법률주의에 따른 국회의 의무”라며 “양도세제 개편의 핵심은 단순히 세금을 더 걷거나 부동산 시장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소득 유형에 따른 과세 형평성을 제고해 공정과세를 실현하는 데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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