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된 호재에 차익실현 매물 출회
자사주 매입 원칙 등 세부내용 관건
삼전 급락에 코스피도 1%대 하락
사상 최대인 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내놓은 삼성전자가 24일 장 초반 6%대 급락세를 보였다. 역대 최대 수준 환원 규모가 이미 최근 주가 상승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고, 자사주 매입 대신 배당을 택한 데에 따른 영향도 주가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 방향성 자체는 긍정적 요인인 만큼, 향후 자사주 매입과 배당 간 배분 원칙 등 주주환원 정책의 세부 내용에 따라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오전 10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6.93% 내린 26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3.55% 하락한 27만1500원으로 출발한 뒤 장 초반 낙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관련기사 2면
앞서 삼성전자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국내 기업 사상 최대인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시행 방안을 의결했다. 기존 연간 최대 주주환원 규모의 5배가 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우선 올해 3분기 정규 분기 배당을 포함해 약 30조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나머지 구체적인 주주환원 방안은 10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에도 주가가 하락한 것과 관련, 투자업계는 이미 100조원 안팎의 대규모 주주환원 기대가 형성돼 있어 발표 전에 이미 주가에 일정 부분 선반영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호재가 현실화한 뒤 차익실현에 나서는 이른바 ‘셀온’(Sell-on) 매물이 이날 하락장을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이사회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환원 방안이 확정될 것이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도 있다.
자사주 매입이 아닌 현금배당이 주를 이뤘다는 점도 주목한다. 이와 관련, JP모건은 보고서에서 “주주환원 규모의 상단은 당사 전망과 부합하지만, 3분기 확약 금액과 자사주 매입 발표 부재, 전체 주주환원 규모에 변화가 없다는 점은 최근 높아진 투자자 기대를 감안하면 단기적인 실망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에게 돌려준다는 기존 목표가 이번 발표에서도 바뀌지 않았기 떄문에 향후 자본집약도와 주주환원 규모, 자사주 매입과 배당 간 배분 원칙 등 보다 명확한 자본배분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급락 후 재차 높아진 미국의 국채 금리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30년물 금리는 지난주 5.339%까지 19년래 최고치를 다시 썼다. 2007년 6월 기록한 5.435%의 코앞까지 다가갔다. 이에 ‘베선트 풋’이라고 불린 미국 재무부의 중장기물 바이백(환매입) 확대 조치가 나왔다.
다만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 조치에도 미국 국채금리는 급락 후 거의 원복했고 증시에 가해진 하방 압력은 꺾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주요 경제 이벤트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잭슨홀 정책 심포지엄과 케빈 워시 의장의 연설과 미 빅테크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예정된 만큼, 국내 증시에도 대기 심리가 짙어질 수 있다.
삼성전자 급락에 코스피 지수도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31.88포인트(0.46%) 내린 6881.07로 개장, 하락 폭을 키웠다. 오전 10시 30분 기준 전장 대비 1.59% 하락한 6802.9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이 이날까지 2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닥 지수는 2.33포인트(0.29%) 오른 804.27로 출발해 장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섰고, 개인과 기관이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홍태화·문이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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